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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8.15 :: 기업, 금리 낮으면 투자한다? 이익 늘고 주가 오르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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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7.31 :: 그런 남자, 그런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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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7.05 :: “인신매매 당한 뒤 매일 밤 울면서 미군을 받았다”
- 2014.06.30 :: [경제칼럼]중국경제 위기는 역사적 필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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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6.29 :: 청백리 황희? 실상은 '알짜배기' 탐관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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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님 말씀에 대체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거품에 대한 부분은 좀 아닌 것 같다.
일단 교수님 스스로도 거품이라는 것은 터지기 전에는 모른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지금이 거품이라는 본인의 주장도 성립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아직 안 터졌는데 거품이라고 단정지을 근거도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개인의 소득 증가율보다 자산의 증가율이 더 크다는 것이 거품의 근거가 될 수 없다. 투자를 하는 사람들 중 소득에서 일부를 쪼개서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움직여서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지금 같은 양극화 시대에는 후자의 경우가 더 늘어나고 이는 토마 피케이의 21세기 자본론을 통해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또한 2004년 당시부터 거품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고 하는데 2004-2007년 사이 글로벌 증시가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말씀이 정말 사실이라도 투자의 측면에서는 다르게 보아야 하는 것이다. 만일 교수님 말씀대로 지금이 거품이라는 소리가 나온 2004년과 비슷한 상황이라면 자산 시장에서 엄청난 기회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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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등 3개 대학 공동연구
이익 1弗 늘때마다 투자 25센트↑
주가 10% 상승땐 4.3% 증가
연준, 투자 확대 유도하려면 규제·노동정책 개혁에 초점을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가 계속되는데도 기업들은 왜 선뜻 투자를 하지 않을까. 이 같은 의문을 해결해줄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마켓워치는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및 다트머스·로체스터대 연구진의 공동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저금리가 기업의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반면 이익이나 주가 수준이 투자와 큰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S P 코타리 부학장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기업의 투자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지난 1952년부터 2010년까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분기별 기업투자 자금흐름 데이터와 이익·주가·변동성·장단기금리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저금리가 기업 투자를 촉진하지도 않았으며 반대로 금리가 높다고 해서 기업 투자가 위축되지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가 낮으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이는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외부의 '싼' 자금이 기업의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타리 부학장은 "연준이 지난 5~6년간 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춰왔음에도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거의 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최대 변수로 이익과 주가를 꼽았다. 이익이 1달러 증가할 때마다 그다음 분기에 해당 기업의 투자가 25센트 늘어났다. 5분기 후에는 투자가 약 1달러 확대됐다. 또 주가가 10% 상승하면 이후 18개월 동안 투자가 4.3% 증가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기에 투자가 감소한 것은 여신경색 때문이라기보다 국내총생산(GDP)과 이익 및 주가 하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경기 사이클상 최고점에서 과잉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투자가 정점을 찍은 직후 곧바로 기업이익과 주가가 하락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론상으로는 투자가 늘면 이익이 늘고 주가가 올라야 하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자본지출이 1달러 늘어나면 3~6개월 후 이익이 70센트가량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본지출과 기업 실적의 '역상관관계'에 대해 코타리 부학장은 "주가와 이익이 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투자를 줄여야 하는데 이를 못하는 경영진의 비이성적 과열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보고서는 연준 정책입안자들이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세율이나 규제, 노동정책 개혁 등에 초점을 맞춰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출처: http://media.daum.net/economic/world/newsview?newsid=2014080517291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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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는 이전에 발간된 ‘로또 2등의 행복(http://bwithu.tistory.com/486)’과 ‘그런 남자, 그런 여자(http://bwithu.tistory.com/487)’에 후속편이니 내용 이해를 위하여 앞서 언급된 자료들을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투자란 훗날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것이다.-워렌 버펫
1. 맹수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관련 자료: '청빈 검사' 안대희 16억 수임료의 진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95415
“문창극 동영상, 전문 속에 더 놀라운 내용이 가득”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2349.html)
최근 우리는 청문회에 가기도 전에 물러나는 여러 인사들을 보아왔다. 물론 ‘그런 남녀’들의 ‘비판적 선택’을 통해 당선된 사람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비판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전편에서 언급했듯이 ‘비판적인 선택’이란 ‘뭔가 좀 모자라고 불만족스러운 애매한 남녀들’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지 ‘진짜 모자라고 아주 불만족스러운 부적격자들’ 중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맹수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맹수는 초식동물의 내장을 먹음으로서 식물성 영양소를 섭취한다고 하니 풀이 X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의미다. 맹수에게 어거지로 풀을 먹이려 하는 것은 수명 단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맹수에게 식물성 영양소가 그렇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내장이 튼튼하고 육즙이 신선한 먹이 감을 주는 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배가 침몰한 것과 X을 먹는 것의 논리적 인과 관계.>
만일 앞서 비판적 선택의 대상이 된 ‘기호 2번 주식’이 ‘진짜 모자라고 아주 불만족스러운 부적격자’, 쉽게 말해서 ‘X’이라면 그냥 투자를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하지만 만일 최소한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런 남녀들’을 선택해왔듯이 ‘그런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투표를 한 사람들이 뽑은 ‘그런 남녀들’이 정한 ‘그런 세금’을 내야하고 ‘그런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다. 만일 그들이 ‘그런 세금’과 ‘그런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에 반대하는 인사, 정당에 투표를 하던지 혹시라도 그게 안 되면 시위라도 해야 할 것이다.
<정의의 여신상-영국 사법부 건물>
(권리 위에 낮잠 자는 자를 봐주지 않겠다는 ‘으지’)
세상에 어떤 법도 권리 위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을 구제하지 않으니까.
마찬가지로 투자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은 투자를 한 사람들에 의해 정해진 금리, 주가, 아파트 가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물론 투자 여력 자체의 부족은 투자보다 더 넒은 정치의 영역.)
세상에 그 어떤 시장도 본인의 자산 위에서 낮잠을 자는 투자자를 구제하지 않으니까.
2. ‘그런 자산’
일본식 장기 침체기 일본 국내 주식, 부동산과 같이 해당 자산이 ‘X’이 되는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자산은 ‘그런 자산’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본식 장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관련 자료: 한국과 일본의 평행이론 http://bwithu.tistory.com/352)
즉, 주식을 ‘X’으로 볼 이유는 없는 것이다.
코스피지수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기본이 되는 기준은 PER(Price Earning Ratio)과 PBR(Price Bookvalue Ratio)이 있다. 실적 전망이 잘 맞는 시기에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 실적에 기반한 Forward PER의 중요성이 커지고, 실적 전망이 자주 틀리는 시기에는 변동성이 낮은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PBR에 중요성이 높아진다.
<2003-2013년 사이 코스피 평균 PBR 1.17배>
2014년 7월 1일 코스피 지수의 종가는 2015.28. PBR 1.14 배에 해당하는 수준. 과거 10여 년 간의 평균 PBR과 유사한 포지션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수가 상승을 말하려면 수익성 지표인 ROE(Return on equity)에 상승 근거가 필요하다.
모두 아시다시피 한국은 수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수출 주도형 경제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교역 성장률과 코스피 ROE(좌)과
글로벌 교역량과 코스피 매출성장률(우)>
고로 ‘글로벌 교역량이 성장->매출 증가->이익 증가->ROE 상승’의 구조가 존재하며 이러한 선순환의 구조가 형성된다면 장기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한국 주식시장에는 또 하나의 히든 카드가 있다. 바로 배당.
3. 한국 시장의 진정한 히든카드, 배당
MB정부의 부자감세 정책 및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재정적자가 장기적으로 공기업 배당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일반 국민들도 직장 잘리고 돈 나갈데는 많으면 결국 여유 있는 지인, 친척에게 손 벌리듯이, 국가도 국고가 비는데 정치적 이유로 세금을 못 올리면 결국 여유 있는 공기업에게 배당 받아내야 한다.
공기업 배당률 상향...세수부족 때문?
http://news.newsway.co.kr/view.php?tp=1&ud=2014041610103182814&md=20140416145247_AO
올해도 안 걷히는 세금… ‘세수 펑크’ 우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4/04/16/20140416005146.html?OutUrl=daum
하지만 이번 박근혜 정부처럼 정부가 공개적으로 공기업의 배당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쥐꼬리' 공기업 배당 폐단, 내년 상반기 없앤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0121910285883243&outlink=1
대주주인 정부가 공기업에게 배당 요구하는 건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일. 그런데.....
<아이엠그라운드 자기소개 하기~
아싸~ 한국전력, 아싸~ KT&G~ 아싸~가스공사~~~ 너! 너!
고액 배당! 부채 감축! (윾?)
또 걸렸네~ LH! 또 걸렸네~ LH!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관련기사: 빚 130조 LH서 수백억 배당 챙긴 정부
http://economy.hankooki.com/lpage/estate/201203/e2012030717402492720.htm)
(이런 걸 전문 용어로 ‘벼룩에 간까지 내 먹는다’고들 하지.)
역시 배당은 결국 ‘으지의 문제’였다는 것을 드디어 깨달은 정부. 그런데 조금은 뜬금없이 공기업에 이어 민간 기업에도 세제 혜택까지 주며 배당을 유도하고 있다는.....
최경환號 ‘기업 배당 강화’…한국 자본시장의 ‘적폐’ 해소되나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40617000617
[증시의 눈] 최경환 훈풍 “세제혜택은 증시 최고의 선물”
http://www.econovill.com/archives/206768
정부에서 고려중인 세제 혜택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배당세율 인하 혹은 배당주펀드에 대한 소득세 감세 및 분리과세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분명 바람직한 일이지만 세상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그리고 저 사람들이 절대 순수한 의도로 이런 정책을 내놓을 사람들이 아니라는 건 세 살짜리 어린 애도 알 것이다.
<저는 세 짤 입니다~>
(뭐지? 분명 세 살짜리인데 ‘와이프랑 자식 빼고 다 바꾸라’ 그럴 것 같아.)
<와이프랑 자식도 바꿔야되....>
<바꿔봤자 소용없다!!!!>
과거 발행한 자료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와 연관성으로 인해 동양그룹 사태의 해결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음을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참고 자료: 나는 소중하니까(Because I’m worth it)(동양그룹 사태를 보면서 든 생각) http://bwithu.tistory.com/413)
하지만 동양그룹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금산분리는 이에 대해서 논하는 언론 보도 자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2014년 7월 25일 구글 뉴스 검색 결과)
결국 삼성의 지배구조를 위해 피해자들에게 보상금 몇 푼주고 문제를 덮으려 할 뿐 문제의 뿌리는 그대로 남기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동양피해자에 625억 배상" 결정에 피해자들 "터무니 없는 결정" 반발
http://media.daum.net/issue/533/newsview?issueId=533&newsid=20140731175105628)
그리고 그러한 무책임한 행태는 얼마 전 발생한 세월호 사고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90년대 중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후 지정된 특수건물의 재산종합보험의 의무화 등 피해자 보상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졌던 것과 비교하면 같은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보상 잘해줄 테니 떨어져라? '세월호' 손털기 나선 새누리
http://media.daum.net/issue/682/newsview?issueId=682&newsid=20140802113605506
세월호 참사에도 인천 해상 선박 사고 오히려 늘어
http://media.daum.net/society/clusterview?newsId=20140803100208277&clusterId=1240409
결국 우리 중 누군가는 다음 경제 위기 때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우리는 지금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
<You’re next>
따라서 지금 이러한 정부의 정책들 역시 삼성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는 투자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쯤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 할 수 있다.
<정의의 여신상-한국 대법원>
눈을 가리고 있는 영국 사법부에 정의의 여신과 달리 한국 대법원에 정의의 여신은 눈을 똑바로 뜨고 저 멀리 아주 높고 머나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줄리엣이 로미오 바라보는 것도 저보다 그윽하지는 않으리. 간절한 심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국민에 모습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윽하게 바라보는 곳은 혹시.... 여기?
<용산구 한남동 삼성 이건희 회장 자택>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 길어지면서 삼성 그룹은 오너의 지분 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와중에서 가장 포커스를 받는 부분은 바로 상속 방법 및 절세.
상속세의 세율은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5단계 누진 세율을 적용하며 30억 이상인 경우 50%를 부과한다.
현재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총 자산은 약 11조원으로 추정. 고로 이 재산을 모두 상속할 경우 재산에 50%에 달하는 5.5조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상속자들은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까?
<조금만 기다려. 이 세상 모든 문턱을 넘을 수 있게 해줄게.
지금 방법을 생각 중이야.-드라마 상속자들 10회)>
어이 거기 질투 날 정도로 잘 생긴 도련님, 드라마 고만 찍으시고 그 문턱을 넘게 해드릴 기사 하나 읽어보시지요.
2대주주 KCC '함박웃음'
http://economy.hankooki.com/lpage/stock/201406/e2014060317502692480.htm
기사의 내용은 삼성에버랜드의 비상장 주식을 장부가 15%나 할인해서 매입한 KCC의 투자 성공에 대한 부분이다. 당시 삼성 측은 이 주식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매도하려 했지만 상장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자들에 외면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현대차, 만도 등 과거 현대그룹의 자동차 계열사들의 물량을 2011년 말에 처분한 후에 조 단위의 현금을 확보한 KCC는 삼성과 접촉하여 이 물량을 전량 매입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현대차와 만도를 KCC가 처분한 타이밍이 2011년 말 차화정 끝물 이었다는 점도 삼성에버랜드 투자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점도 아니다. 바로 삼성 측이 알짜배기 삼성 에버랜드 주식을 장부가 대비 15%나 낮은 가격에 넘겼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삼성그룹 상속자들이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현금 부족이라는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난관을 대체 어찌 헤쳐 나갈 것인가?>
바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의 계열사들의 막대한 현금성 자산. 국내 은행권에서 예금을 받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대한 삼성의 현금 자산규모. 이제는 은행채와 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를 매입해서 오히려 은행에 돈 빌려주는 경지에 이르렀다.
은행들, 삼성전자에서 돈 빌린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40617000638&md=20140620005842_BK
이런 상황 속에서 신임 경제부총리가 기업 배당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겠다...... 정말 우연에 일치일까? 삼성을 위해 동양그룹 사태의 뿌리인 금산분리 문제도 묻히는 상황에서 우연의 일치로만 보는게 더 어려운 일 아닐까?
만일 배후가 삼성이라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청문회에서 낙마하는지 여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몸통이 있는 한 깃털은 다시 자라나니까.... 진짜 중요한 부분은 과연 기업 배당의 증가를 상수로 놓고 이것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 그리고 이것이 ‘일시적인 휘발성 재료’냐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Zeitgeist)’이냐 하는 부분이다.
사실 한국기업의 배당성향은 주요 국가들에 비하여 상당히 낮은 편이다.
<글로벌 주요국 배당 성향 및 수익률>
하지만 주요 대기업들은 한 술 더 떠서 경기 침체를 이유로 배당을 더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
롯데·SK·현대重, 현금 곳간 더 채우고 배당 줄였다.
http://media.daum.net/economic/industry/view.html?cateid=1038&newsid=20140423030908763&p=chosunbiz
30대 그룹, 불황엔 현금쌓는다…158조 규모 전년比 18%↑
http://www.newspim.com/view.jsp?newsId=20140330000038
오너 중심의 황제 경영이 이루어지는 상황 속에서는 사내 유보금이면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쌈짓돈이니 외부에 주주들에게 배당을 주는 것을 꺼려할 수밖에 없다.
회삿돈은 쌈짓돈...'횡령·배임' 기업 비리 단골메뉴
http://www.ytn.co.kr/_ln/0103_201310111736278904
그러니 배당을 늘리는 정책 자체는 결국 친 재벌 정책이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왜 이를 실행하려 하는가? 아마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에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회사 어려울 때 오너 자제는 승진한다”
http://m.sisasinmun.com/articleView.html?idxno=71109&menu=2
50대 재벌기업들은 1990년 후반을 전후해 오너 2~3세가 이끌고 있다. 현재 2세들의 평균 연령대는 60~75세 사이에 있으며, 3세들은 30~40대 초중반.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 평균 수명은 76세
http://www.yonhapnews.co.kr/economy/2014/05/19/0301000000AKR20140519164900008.HTML
한국 재벌 총수의 평균 수명이 76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슬슬 주요 대기업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지는 시점. 따라서 현 정부의 배당 세제 혜택은 사내에 유보한 현금을 상속에 활용하는 것을 돕기 위한 것. 현 정부의 배당 유도정책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Zeitgeist)’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사실상 대세로 자리잡은 배당의 증가는 한국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GDP 상위 20개 국가 중 최하위 수준. 하지만 현실은 갈수록 태산.
코스피200, 무배당 기업 20%…점차 증가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526_0012942775&cID=10401&pID=10400
이러한 짠물 배당의 원인은 2002년 세율 15%의 적정유보초과세가 폐지 그리고 재벌 오너의 황제 경영 및 재벌독재 체제 구축. 반면 한국과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진 대만은 기업이 납입자본금 한도를 초과해 이익금을 유보할 경우 세율 10%의 `적정유보초과세`를 부과.
|
배당수익률 |
지수 PER | ||
한국 |
2.4% (2002) |
이 후 1%대 지속 |
7배 (2004) |
8.5배 (2014.02) |
대만 |
2.4% (2002) |
이 후 3%대 지속 |
11.6배 (2004) |
14.0배 (2014.02) |
<2002년 적정유보초과과세 폐지 이 후
한국과 대만의 배당수익률과 지수 PER 변화>
2005~2011년 한국 배당수익률 1.6%, 주가상승률 10.7%를 합한 총 이득은 12.3%로 주요국 전체 평균치(10.9%)보다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2011년-2014년 3년 째 박스피.
金樽美酒 千人血 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
玉盤佳肴 萬姓膏 옥반가효는 만성고라,
燭漏落時 民淚落 촉루낙시에 민루락하니
歌聲高處 怨聲高 가성고처에 원성고라.
(춘향가에서 이몽룡)
(한국 기업의 배당정책 현황과 과제-한양대학교 김성민 교수)
재무제표에 쌓인 현금은 수백만 주주의 배당이요
집행할 데 없는 투자는 수천만 국민의 세금이라.
배당수익률 떨어질 때 백성의 자산이 흔들리고
원 샷 소리 높은 곳에 폭락 소리 높았더라.
투자와 고용은 게을리하며 감세 혜택만 받아 챙기는 재벌의 금고에 유보 현금만 차곡차곡 쌓여왔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 그리고 그 결과는 바로 아래와 같이 나타났다.
<코스피 차트(2010.07-2014.07)>
<대만 가권지수 차트(2010.07-2014.07)>
둘 다 이머징 마켓인데 이건 뭐 비교체험 극과 극도 아니고....
<믿기 어렵겠지만 이게 당신이 처한 현실입니다.>
<고객 전용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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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배당 증가 정책은 그 동기에 상관없이 시장의 호재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아무리 재벌들이 배당에 부정적이라고 하지만 당장 현금이 필요한 상속세 납부를 위해서 한시적으로 나마 늘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고 그 기간은 최대 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정도면 한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으로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의 코스피가 다우의 길을 갈지 니케이의 길을 갈지 여부는 투자자들에 노력과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과연 한국의 투자자들은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평생 먹고살 밑천으로 만들 수 있을까?
4. 임기 내 코스피 3000?
이번 씨리즈의 첫번째 자료인 로또 2등의 행복(링크: http://bwithu.tistory.com/486) 언급했듯이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맹목적 장기투자나 묻지마 투자를 위한 변명꺼리가 될 수는 없다.
백수의 왕인 사자의 사냥 성공률은 혼자서 19%, 무리를 지으면 32%. 특급 연봉을 받는 야구선수의 타율은 대부분 3할 전 후. 2006년 세계 500대 부자로 선정된 펀드매니저 켄피셔의 2000-2007년간 적중률은 68%.
이들 중 누구도 맹목적 장기투자자나 묻지마 투자자보다 못한 존재는 없다. 공감이 가지 않는 분들은 피에 굶주린 야생 사자 1마리와 맨손으로 싸워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것이다. 혼자서 사냥 성공률이 겨우 19%이니 목숨을 건질 확률이 무려 81%.
영화나 전설의 주인공이나 할 법한 사자와의 일기토. 생각만큼 어렵지도, 위험하지도 않다.
<고객 전용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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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재벌의 황제경영 체제가 유지되는 한 상속 문제가 해결된 후 재벌 오너와 그 일가가 원치 않는 배당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고 이는 결국 정치의 문제로 넘어가게 된다. 고로 배당 증가라는 트랜드가 장기간 대세로 자리 잡을지는 향 후 ‘그런 남녀’들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5. 결론 및 시장 전망
이러한 제반 상황을 고려해보았을 때 현재 펀더멘탈의 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정부 정책의 지속성 및 실효성 여부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지수의 고점은 2007년 보다 비교적 최근인 2011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2011년 고점 PBR 1.4배(2716)를 이번 상승세의 목표 지수에 적용하고 앞서 언급한 정책적 불확실성을 감안하여 할인률을 10% 정도 적용한다면 이번 상승장의 목표 지수는 약 2500 포인트.
고로 2014년 8월 초 현 시점에서 보았을 때 이번 상승세의 목표치는 최소 2500~최대 2700으로 추정되고 올해 목표 지수 2200-2300으로 예상된다.
유망 업종 및 종목:
<고객 전용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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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알면 당신은 시장을 이길 수 있다.-켄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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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란 훗날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것이다. -워렌 버펫
(본 자료는 이전에 발간된 ‘로또 2등의 행복(http://bwithu.tistory.com/486)’에 후속편이니 내용 이해를 위하여 위 자료를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1. 비판적 선택
비판적 지지를 말하면 특정 정당이나 이념을 적극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 듣기 어렵다. 아마 본인의 이상형과 지극한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도 그럴 것이다. 그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은 꿈에서라도 생각해본 없을 테니까.
<로미오와 줄리엣>
하지만 이상형을 만난 사람이나 비판적 투표를 불편해 하는 사람들조차 삶의 순간순간 비판적 선택을 하며 살아왔다는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창시절 5지선다형 문제 앞에서 마지막 3번과 4번 사이에서 항상 비판적 선택을 해왔고 그 선택들이 쌓이고 또 쌓여서 우리의 학교, 스펙, 직장을 결정지어왔다.
<5지선다형(?)>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의 이상적인 배우자나 이성친구와 조금은 거리가 있는 여러 이성들 중에서 비판적 선택을 하여 연애를 하고 가정을 이루었다.
<그런 남자 - 브로(Bro)> <그런 여자 - 벨로체>
결국 다수의 사람들, 즉, 서로 비판적 선택을 통해 만나서 살아가는 뭔가 좀 모자라고 불만족스러운 애매한 ‘그런 남녀’들이 뽑은 뭔가 좀 모자라고 불만족스러운 애매한 ‘그런 정치인’이 결국 당선되어 이 나라 그리고 당신의 삶을 결정지어왔다. 그게 바로 대한민국을 포함한 대부분 민주 국가의 역사다. 그리고 그 역사의 다른 이름은 바로 미래 그리고 트랜드.
<살고 싶은 인생사는 사람 몇이나 됩니까?
살아야만 되는 인생사는 겁니다.>
(황금의 제국-SBS드라마)
뭔가 좀 모자라고 불만족스러운 애매한 남녀들의 선택을 읽고 움직일 것인가? 아니면 오지도 않을 투자기회를 기다리며 허송세월을 할 것인가? 결국 모든 것은 ‘미정’이다.
<슈뢰딩거의 미정이>
(미정이가 이쁘냐 안 이쁘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
요즘 사람들은 말한다. ‘돈 굴릴데가 없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본인만을 위해 마련된 완벽한 투자기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객 맞춤형 투자 상품은 있을지 몰라도 그 어디에도 당신을 위한 ‘맞춤형 투자기회’는 없다.
<PERFECT 추구하다가
One of them이 되는 것이 인생>
대한민국 수퍼 갑(甲) 중 하나인 삼성 이건희 회장한테 물어보라. 70 평생 본인만을 위한 완벽한 사업 기회가 존재한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결국 모든 투자는 ‘비판적 투자’일 수 밖에 없고, 전 지구에 있는 돈의 양이 일정하다면 기호 1-3번 중 하나는 결국 당선될 수밖에 없다.
<완벽한 투자기회만 바라던 자 VS 완벽한 투자 준비를 해온 자>
그렇다면 묻지마 현금 보유를 제외하고 기호 1-3번 중 ‘비판적 투자’를 할만한 자산은 과연 무엇일까?
2. 오십 보와 백보
<고객전용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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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3년간 실적 전망이 틀렸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올해도 틀린다면 4회 연속 전망 실패를 의미한다.
<2003-2013년 과거 11년간 실적전망과 실제 연간 실적의 차이>
현재 기준 과거 5년간(2009-2013년)의 실적 전망의 적중률은 40%.
(2003-2010년 8년 사이에 실적 전망이 크게 틀린 해는 2003, 2008년 단 2회, 전망 적중률 75%라는 점을 감안하면 2011년 이 후 업계 혹은 경제 전반에 무언가 큰 변화가 나타났고 과거 3년은 그러한 변화에 리서치 하우스들이 적응하는 기간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체감 적중률은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고객들에 부정적 인식이 주요 리서치 하우스에서 구조조정이 나타나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에 불신감을 반영하여 올 해 실적 전망이 또 틀린다고 가정해면 5년 간 (2010-2014(E)년 사이) 5번 전망 중 연속으로 4회 틀리고 2010년 1회 밖에 못 맞춘 것이 된다.
<2014년도 연간 실적 전망과 이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아마 적중률 20%가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실적 전망 적중률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채권의 기대수익률을 3%,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10%로 놓고 각각의 경우 상대적인 기대수익률을 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증권사 전망 적중(+20%) |
증권사 전망 오류(-80%) |
자산별 기대수익률 |
기호 1번 채권 (기대 수익률 3%) |
+3.0% |
0% |
+3.0% |
기호 2번 주식 (기대 수익률 10%) |
+2.0% |
-8.0% |
-6.0% |
총 기대수익률 |
+5.0% |
-8.0% |
-3.0% |
<전문가 집단의 적중률을 20%로 놓았을 때>
(*주식 기대수익률: 2014년 애널리스트들의 연말 예상 ROE 9.96%. 즉 약 10% 기준
*채권 기대수익률: 2014년 7월 11일 기준 회사채 무보증 AA-등급 이자율 3% 기준
*채권 신용평가에 대한 과거 데이터를 구할 수 없었고 안전자산임을 감안하여 증권사 전망 적중률과 무관하게 적중 시 +3%, 오류 시 +0%를 적용.)
적중률 20%라는 상황을 가정하고 구해본 기대수익률은 주식이 채권보다 낮게 나왔으며 ‘두 자산에 균등하게 투자+전망 적중’했을 경우에도 +5.0%에 불과하다. 이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안한다면 예금이자보다 낮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결국 이 시나리오 상에서는 올 해 주식이든 채권이든 섣불리 투자하기보다 현금을 들고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다.
<섣불리 대답하기보다 상황이 호전(?)되길 기다리는게 나을 수도?>
최근 과거 3년 간 중위험 중수익 자산에 대한 니즈가 커진 것이나 다수의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망설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과거 11년간 연간 실적 전망치에 실제 결과가 크게 미달한 경우는 03년, 08년, 11-13년 총 5회. 그 외 04-07년, 09년, 10년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과 실제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과거 11년간의 데이터를 놓고 보았을 때, 애널리스트들의 적중률은 약 55%로 추정할 수 있다.
|
증권사 전망 적중(+55%) |
증권사 전망 오류(-45%) |
자산별 기대수익률 |
기호 1번 채권 (기대 수익률 3%) |
+3.0% |
0% |
+3.0% |
기호 2번 주식 (기대 수익률 10%) |
+5.50% |
-4.50% |
+1.0% |
총 기대수익률 |
+8.50% |
-4.50% |
+4.0% |
<애널리스트의 적중률을 55%로 놓았을 때>
(*주식 기대수익률: 2014년 애널리스들의 연말 예상 ROE 9.96%. 즉 약 10% 기준
*채권 기대수익률: 2014년 7월 11일 기준 회사채 무보증 AA-등급 이자율 3% 기준
*채권 신용평가에 대한 과거 데이터를 구할 수 없었고 안전자산임을 감안하여 증권사 전망 적중률과 무관하게 적중 시 +3%, 오류 시 +0%를 적용.)
과거 11년간의 적중률인 55%를 놓고 보았을 때 전망 적중 시 두 자산의 총 기대 수익률은 +8.50%, 전망 실패를 고려해도 자산별 기대수익률과 전체 수익률은 모두 + 전환(-3.0%=>+4.0%)되었다.
과거 11년(2003-2013) 간의 연간 실적 전망 적중률을 보았을 때 애널리스트들의 연간 실적 전망의 적중률은 55%. 과거 5년(2009-2013)간의 40%, ‘과거 3년+내년 전망’이 연속으로 틀렸다고 가정한 20%(2010-2014(E))보다 높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역량이 시장에서 과도하게 저평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서프라이즈가 날 경우 채권보다 변동성이 큰 주식의 가치 상승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리승진 경쟁자 1인 제거>
‘오십보와 백보’가 일상에서는 그게 그거일지 몰라도 금융투자에서는 ‘주임님과 주인님’의 차이와 같다. 100보씩이나 실적이 악화될 줄 알았는데 겨우 50보 밖에 실적 안 빠졌다면 그것 역시 어닝서프라이즈이고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으니까. 반대로 2012년 에스엠의 주가 급락에서 알 수 있듯이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시장의 전망치보다 낮다면 그것은 악재이고 주가는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2014년 연간 예상 ROE 9.94%!! 진실 혹은 거짓?>
따라서 투자자들이 비판적으로 지지해야 할 후보는?
그렇다. ‘기호 2번 주식’.
(‘기호 2번 주식’에 공약 검증 및 공청회는 다음 자료에서....)
3. 마무리
<세상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적응하는 겁니다.
오지 않을 세상을 기다리는 것보단
지금 이 세상에서 최선을 다해야지요.>
(SBS드라마-황금의 제국 9화)
시장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말과 동의어일 것이다. 예측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대상에게 대체 무엇을 기대한단 말인가?
결국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시장은 오지 않는다. 온다고 해도 우리에게 그 시점에 돈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08년 코스피 900 시절 과연 몇 명이나 위험자산에 투자할 여력과 마음의 준비가 있었을까?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진정한 의미에 선택의 자유는 없는 셈이다. 이제까지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비판적 선택’, 그리고 ‘합리적 선택’. 그리고 그 합리적 선택의 결과물이 바로 당신이다.
만일 우리의 어머니들이 왕자님만 기다렸다면, 우리의 아버지들이 공주님만 기다렸다면....
<막장 드라마 오로라공주 인물 관계도>
대체 당신은 어느 분에 자녀란 말인가? 우리 부모님들의 비판적 선택이 없었다면 지금 존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생의 비밀로 가득 찬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일 것이다.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닌 이상 세상에 그 어느 부모도 자녀가 막장 수익률을 찍는 걸 원치 않는다. 부모님을 최소한 막장드라마의 등장인물로 만들지 않는 것. 그것이 자식이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는 아닐까 하며 이번 자료를 마친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알면 당신은 시장을 이길 수 있다.-켄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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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란 훗날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것이다. -워렌 버펫
1. 맨날 술이야
대학원에서 재무금융을 공부하던 시절 교수님들은 말씀하셨다.
‘시장은 술 취한 사람의 발걸음과 같이 랜덤워크(Random Walk)로 움직인다. 고로 시장을 예측하려는 노력은 무의미 하다’고.
그렇다. 맨 날 술인 친구가 술김에 또 구남친에게 연락할 것은 예측 가능하겠지만 Mr. Market은 모태 솔로이니 결국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결국 무의미하다.
(음?)
우주 전체 물질의 84.6%는 질량도 없고 빛과 상호 작용도 하지 않는 미지의 물질, 즉 암흑물질이라고 한다. 대우주 속에서 인간의 지식이 미치는 범위는 15%가 채 안되며 그나마 대부분의 인간은 그 얼마 안 되는(?) 지식조차 다 습득하지 못하고 짧은 인생을 마친다. 결국 인간이 지극히 제한된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명백한 진실을 놓고 볼 때 시장 예측이 무의미하다는 말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는 결국 제한된 인지능력을 인정하고 그 운명과 같은 한계 앞에 굴복해야 한단 말인가?
<고객전용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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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또 1등 당첨을 축하합니다
<고객 전용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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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또 2등 당첨되기
이 챕터는 챕터 2를 읽은 후 로또 2등 총 상금 20억에 당첨되고 싶은 소박한 사람들을 위한 챕터다. 그렇지 않다면 로또 1등 총상금 100억에 당첨되고 싶은 사람들은 직접 1등에 베팅해보고 단돈 1,000원에 행복을 깨달을 자유를 택하면 된다.
시장과 한국 경제에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들이 어지럽게 펼쳐지는 가운데 2011년 이 후 침체가 이어지는 시장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챕터의 제목대로 2등 짜리 로또를 선택하는 역발상적 관점에서 확인해보자.
<한국 학생의 테크트리>
입시 전쟁과 취업전쟁을 제대로 겪어본 사람이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 따위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자유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누릴 수 있는 소수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이 택하는 분야는 바로 우리가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분야들이 대부분이다.
<저 잡지에 나온 한국이라는 나라로 이민가서
많이 놀며, 많이 받고 싶은 1인>
엘리트 코스를 밞으며 반듯하게 앞만 보고 살아온 사람들이기에 그들이 그러한 혜택을 누리는 것이 그렇게 큰 잘못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들의 그러한 선택을 통해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대로 안 풀리는 인생들이 대부분인데 돈으로 보상 받지도 못한다면 그게 더 비참한 거 아닐까?
<취업문은 결코 좁지 않습니다.>
그들이 택하는 분야는 단순히 돈만 많이 주는 곳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들어가라고 하버드 MBA 나온 줄 알아?) 그들 외에 수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보는 분야, 즉, 거품이 끼어있는 분야일 수 밖에 없다.
<하버드 MBA 졸업생 중 금융권 진출자의 비율>
(From:
(한국의 SKY대+카이스트, 포스텍도 집계해보면 재밌을 듯)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거품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하버드 MBA 졸업생들은 겨우 30% 밖에 금융권에 진출하지 않는 걸까? 이미 미국 투자은행은 직원들에게 엄청난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금융위기에서 재기했음을 알려왔다.
월가 보너스 267억달러, 금융위기 이후 최대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40313001225&md=20140316004130_BK
(보너스를 꼭 받겠다는 의지의 차이^^ 우리 모두 의지를 갖고 파이팅!!!!!!)
미국 국민의 압력과 규제 속에서도 실적을 올리고 보너스를 지급하는데도 저런 고스펙자들이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데 거기에 대체 무슨 버블이 있단 말인가?
모든 시장은 결국 붕괴된다. 하지만 그 붕괴는 안전하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가격을 부를 것이고 이것이 레버리지를 유발시킨다. 그리고 레버리지가 어느 한도 이상 쌓인 상황에서 어떤 계기가 생긴다면?
<그 시장은 이제.... 끝>
결국 시장 하나가 붕괴되려면 안전하다는 신뢰가 우선 쌓여야 한다. 하지만 과연 2014년 7월 현재 주식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에 시선은 어떠한가?
4. 비판적 지지
비판적 지지는 자신이 지지하는 당의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차악'이라 여겨지는 후보를 일단 지지한 뒤, 차후 비판을 통해 개선해 나간다는 논리를 의미하며 미국의 경우 전략적 투표(tactical voting)라고 부른다.
비판적 지지는 자신의 이념이나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는 후보를 정치공학적 이유로 지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 선거 때마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환경이나 시대의 흐름으로 인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애는 정치적 선택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선거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자신의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성향을 무시당하고 새누리당 혹은 새정연 중 한 쪽에 투표하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에서 투자할 자산은 다양하고 어디에든 투자할 수 있지만 상대적인 고려를 할 때 투자할 자산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투자 성과의 약 90%는 자산배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주식을 해야 할 때 주식 비중을 올리고 채권을 해야 할 때 채권 비중을 늘리고 현금 들어야 할 때 현금을 드는 것이 투자의 기본인 법이다.
지금 돈이 들어갈 만한 곳은 크게 4군데. 채권, 주식, 원자재, 현금.
먼저 기호 1번 채권
<안정의, 안정을 위한, 안정에 의한 자산!!
믿을 수 있는 애국보수 후보 기호 1번 채권.
도와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 채권. 미국금융위기, 유럽재정위기를 거치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며 채권 투자 대중화 시대가 열렸지만 몰려든 자금으로 인해 1000만 명이 당첨된 1등 로또 신세.
<스페인 국채 금리와 미국 국채 금리의 랑데뷰>
대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동양, STX, LIG에 이어 최근에 동부그룹까지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가운데 시중 자금은 신용평가사에서 A등급을 받은 우량 회사채로 몰리지만.....
(참고 자료: 회사채 발행 99 vs 1… 기업 자금시장 양극화 심화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62701070824152002)
<아저씨, 아직도 그게..... A등급으로 보이세요?>
그게 정말 A등급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함은정.
(관련 자료: 불신받는 A등급…회사채 발행 엄두도 못내는 곳이 절반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62292381)
<이 떡 A등급이야. 맛있게 먹어~>
(A등급 떡 먹고, 떡실신 후 그룹 탈퇴 했다는 것이 현실)
공기업 부채 감축 및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유동성 위기를 겪는 지금의 상황은
‘A 등급 우량채로 시중 자금 집중->A등급 우량채권 발행 감소->신평사의 수익성 악화’
라는 악순환에 고리를 형성했고 결국 신용평가사들의 수익성도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신용등급을 제대로 평가하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 아닌가?
(관련 자료: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사, 회사채 발행 감소에 매출 직격탄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61211060990339)
다음 기호 2번 주식.
<자본주의에 꽃!! 혁신의 병기창!!
기호 2번 주식과 함께하는 새정치와 경제민주화!!
국민을 지키겠습니다!!>
2014년 7월 1일 코스피 지수의 종가는 2015.28. PBR 1.14 배에 해당하는 수준. 과거 10여 년 간의 평균 PBR과 유사한 수준이다.
상장 기업 전체가 비즈니스를 중단하고 부동산, 기계, 금융상품 등 모든 자산을 시가에 전부 매각하여 현금화 했다고 가정한 수치가 PBR 1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에 주요 기업에 붙은 프리미엄은 14% 정도에 불과.
<겨우 14%?>
이런 상황에서 지수가 상승하려면 수익성 지표인 ROE(Return on equity)에 상승 가능성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ROE에 하락이 박스권 장세의 원인 중 하나였으니 ROE에 반등은 박스권 돌파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일 가능성이 높다. 2014년 애널리스트의 실적 전망치에 기초를 둔 코스피의 예상 ROE는 9.96%.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대로만 진행된다면 모든 것이 문제없을 것이다.
하지만 애널리스트의 실적 전망은 최근 3년 간 틀려왔으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있는 점이 바로 함은정.
삼성전자 '휘청'…2분기 영업이익 7조2천억원 '어닝쇼크'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200&key=20140708.99002110835
그리고 사실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인 듯.....
<이 떡 올 해 ROE 2자리 수 기원하는 제사 떡임. 기니까 믿고 지르세요.
3년 째 실적 전망 계속 틀리고 이번에 삼성전자에서 또 틀렸는데
뭔 근거 없는 자신감이냐고요?
투자 실적은 의지의 문제. 투자 천재 파이팅!!!>
실제로 2011년 이 후 애널리스트들이 연초에 전망한 실적 전망치와 실제 연간 실적과의 괴라가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러한 어닝 쇼크의 연속이 선진국 증시와 한국 증시의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미국금융위기와 유럽재정위기가 있었던 2008년, 2011-2013년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과거 3년 내내 틀렸고 이번에 삼성전자 실적예측까지 틀린 애널리스트들을 보며 과연 주식투자를 해야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마지막으로 기호 3번 원자재
<디폴트 없는 인플레이션 파이터!!
기호 3번 원자재가 만들어가는 물가 걱정 없는 세상!!
딸아~~ 미안하다!!!>
원자재는 크게 농산물과 금속류로 나눌 수 있다. 둘 다 인플레이션이라는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받지만 농산물은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는 농산물은 작황이나 기후변화 등의 요소로 인해 가격이 변동하는 반면 금속류는 경기 싸이클에 따른 설비투자와 이머징 마켓에 경제 성장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CPI(Consumer Price Index)>
하지만 각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대체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물가 상승세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한 경기 회복세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미약한 경기 회복세는 글로벌 설비 투자의 부진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설비투자(CAPEX) 상황>
미국의 소비는 꾸준하지만 완만하게 회복중.
<미국 실질 개인 소비지출>
이런 상황에서는 과거 2000년대에 집행된 설비투자 이외에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굳이 할 이유가 없다. 고로 안정된 인플레이션 속에 원자재 시장은 낮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원자재 부문에 대한 투자 메리트를 떨어뜨린다.
앞서 우리는 채권, 주식, 원자재에 시장에 아웃라인을 잡아보았다. 그렇다면 현금은 어떨까?
이는 명확한 투자 계획 없이 현금을 보유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즉, 현 시점에서 투자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투표하지 않는 집단을 위한 공약과 정책을 준비하지 않는다. 그리고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 선수를 위한 메달은 없다.
하지만 투자라는 게임에서 동떨어져 아무 계획 없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정책 수립과정에서 소외되거나 경기에 참여하지 않아 메달을 못 받는 것 이상의 의미일 수도 있다.
<21세기 자본론: 토마스 피케이>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21세기 자본론>의 저자인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이는 자본활동, 투자와 노동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의 비율인 자본/소득비율(=부/소득비율)을 통해서 자본활동으로 인한 소득이 노동활동으로 인한 소득보다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증명했다.
만약 당신의 연봉이 4 천만 원인데 부동산, 금융자산 등 재산(부)은 2억 원이라면, 자본/소득비율은 5(=2억/0.4억)가 된다. 즉, 연봉의 5배에 해당하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이 비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노동보다 자본활동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더 크다는 뜻이다.
한국의 경우 균형 자본/소득비율은 6.
(참고자료: 불편할 진실 한국판 ‘불평등 연구보고서’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7316.html)
하지만 현실에서 자본의 영향력은 민간의 경우 7.5, 국가의 경우 9.5에 달했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 까지도 빼앗기리라.
(마태복음 25장29절)=> 마태 효과(Matthew effect)>
<21세기 자본론>에서 증명된 사실을 놓고 사람들은 말한다. ‘땀 흘려 일하는 것보다 은수저 물고 태어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반응은 멀쩡한 사람들이 금융투자만 했다하면 불특정 다수를 위한 기부천사가 되는 기가 막힌 현실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남들이 투자하는 상품을 남들이 떼로 몰려서 투자할 때 별 생각 없이 그거 따라 투자해서 쉽게 돈을 번다면 그곳은 천국이지 절대 금융 시장이 아닐 것이다. 험난한 세상 속에서 천국을 갈망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아무데서나 기부천사가 될 필요는 없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 불평등을 지적한 <21세기 자본론>은 자본을 제대로 투자하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노력하지도, 그를 위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고 오직 현금만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노동소득보다 자본소득에 영향력이 큰 사회임을 경제학적으로 증명해낸 <21세기 자본론>과 저자 토마스 피케이에 경의를 표한다.
(기호 1 채권, 기호 2 주식, 기호 3 원자재 후보의 선거 결과는 다음 편에서)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알면 당신은 시장을 이길 수 있다.-켄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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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카트21] 한국 경제의 피케티 비율 ② 부의 증가·분배에서 존재감 커져만 가는 자본과 자리 잃어가는 노동…
'대체탄력성', 심화되는 불평등을 설명하는 열쇠지만 개념에는 논란 있어
지난호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한국의 부/소득비율(β)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균제상태'에서의 부/소득비율이 저축률/성장률(s/g)이라는 점을 떠올려보자. 선진국에 비해 저축률이 높지만 그만큼 성장률도 높은 편이어서 부/소득비율이 특별히 높아야 할 이유는 없다. 2013년 기준으로 (순)저축률이 18%인데, 앞으로 저축률이 더 올라가지는 않고 또 소득증가율은 적어도 3%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의 부/소득비율은 6 이하여야 한다. 그런데 2012년의 이 비율은 민간부 기준으로 7.5, 국부 기준으로 9.5다. 아마도 적정 수준을 넘어섰거나 이미 최대치에 도달한 상태인지 모른다. 실제로 한국의 부/소득비율은 2009년을 정점으로 상승세가 멈추었다.
저축·자산값 상승, 부 증가의 두 요인
부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가 해마다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일부를 저축하기 때문이다. 저축이 쌓여 부가 된다. 부가 늘어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는데, 바로 자산가격의 상승이다. 자산가격이 일반 물가(예를 들어 소비자물가)와 같은 속도로 상승하면 부/소득비율 계산에서 가격상승률이 상쇄되므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자산가격이 일반 물가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경험적으로 그렇다. 경제학에서는 자산가격의 상승에 자본이득(capital gain)이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자본이득률이 일반 물가의 상승률보다 높으면 부의 실질가치가 증가한다. 만약 당신이 20년 전에 산 아파트의 가격이 3배 올랐는데, 그동안 물가는 2배 올랐다면 당신의 '실질' 부는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토지나 주식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실제로 토마 피케티는 부가 증가하는 데 저축과 자본이득이 얼마만큼 기여했는지 계산했다. 주요 선진국을 대상으로 1970~2010년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저축에 의한 증가 부분이 약 60%, 자본이득에 의한 증가 부분이 40%였다(독일만 예외적으로 자본이득 기여분이 마이너스였다). 어쨌든 자본이득의 기여분이 0을 넘는다는 것은 부의 가치가 물가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 한국은 어떠한가? 그래프는 우리나라의 자산가격상승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를 보여준다.
그래프를 보면, 2006년과 2007년에는 자산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고, 그 뒤 격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자산가격상승률이 여전히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소득비율이 증가하게 된 것은 저축을 많이 한 까닭일 수도 있지만,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발생한 자본이득 때문이기도 하다. 즉, 과거 한국에서 부/소득비율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높은 저축률과 높은 자본이득률의 상승작용에 의한 것이다. 필자는 피케티의 방식을 적용해 2005~2012년 한국의 실질 국부 상승을 저축에 의한 부분과 자본이득에 의한 부분으로 분해해봤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국부는 이 기간에 40% 정도 증가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43%는 저축에 의한 것이지만 나머지 57%는 실질 자본이득에 의한 것이었다. 피케티가 분석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자본이득의 비중이 훨씬 높게 나왔다.
소득이 쌓여 부가 되지만, 부의 가치가 유지되는 것은 부를 통해 그에 상응하는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앞으로 소득을 더 많이 얻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부/소득비율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수 있을까? 앞서 말한 대로 '균제상태'의 비율과 비교평가할 때 이미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는 점, 게다가 부의 상승이 저축보다는 자본이득에 더 의존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부/소득비율이 더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적어도 관성적으로 부/소득비율이 올라가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만약 더 오른다면 그것은 거품일지 모른다!).
노동소득의 몫은 점점 줄어들고
한 경제의 부/소득비율이 높으면 평균적인 소득으로 평균적인 부를 쌓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부/소득비율이 5일 때와 9일 때를 비교해보라. 비율이 5이면 평균적인 부를 쌓기 위해 5년치 소득을 모으면 되지만, 비율이 9로 올라가면 9년치 소득을 모아야 한다. 부/소득비율이 높은 사회에서는 일정 수준의 부를 쌓기 위해 더 오래 더 많이 소득을 모아야 한다. 쌓아놓은 게 별로 없어 소득의 대부분을 일해서 버는 보통 사람들의 삶은 녹록지 않다. 그런데 부/소득비율이 올라가는 동안 자본소득분배율도 상승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했다는 것인데, 이는 소득 가운데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몫이 줄어든 것을 뜻한다. 부/소득비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부에서 창출되는 소득이 노동의 대가로 창출되는 소득보다 상대적으로 더 커진 것이다. 선진국은 1980년대 초부터,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논리적으로만 보면, 소득 가운데 자본의 몫이 커지고 노동의 몫이 작아진다고 해서 소득분배가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한 개인의 소득 안에는 자본소득도 있고 노동소득도 있기 때문이다. 노동소득도 불평등하게, 자본소득도 불평등하게 분포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자본소득은 노동소득에 비해 훨씬 더 불평등하게 분포돼 있다. 이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계 자료로 언제나 입증되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상위 10%가 차지하는 부의 점유율은 유럽에서는 60%가 넘고 미국에서는 70%가 넘는다. 부의 집중도가 이미 높은 현실 세계에서 자본소득분배율의 상승은 개인별 소득분배를 악화시킨다.
그렇다면 지난 수십 년간 부/소득비율과 자본소득분배율이 동반 상승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 일단 피케티가 설명한 방식을 살펴보자. 자본주의 경제에서 항상 성립하는 관계, 즉 그가 '제1법칙'이라 부른 수식은 'α=r×β'이다. 자본소득분배율=자본수익률×부/소득비율. 얼핏 β가 상승하면 α도 상승할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β가 상승할 때 r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축적된 자본 또는 부의 양이 많아질수록 수확체감의 법칙이 작용해 자본수익률이 하락한다. 따라서 β가 상승하는 동시에 r가 하락하면 α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바로 이 대목에서 경제학자들도 골치 아파하는 '대체탄력성'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체탄력성이 1보다 크면 β가 상승할 때 α도 상승하지만, 대체탄력성이 1보다 작으면 β가 상승할 때 α는 감소한다. 대체탄력성의 크기에 따라 부/소득비율의 상승이 자본소득분배율을 높일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다.
논쟁과 비판 쏟아지는 '대체탄력성'
엄밀한 정의는 제쳐두고 대체탄력성이 대략 어떤 개념인지 설명해보자. 노동과 자본을 투입하고 결합해 소득을 창출한다고 할 때, 때로는 노동을 더 많이 투입하는 방식, 때로는 자본을 더 많이 투입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과 자본의 비중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는 생산기술, 즉 노동과 자본을 서로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기술을 가지고 있을 때 노동과 자본 간의 대체탄력성이 높다고 말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수치인 1을 기준으로 1보다 높으면 탄력적이고 1보다 낮으면 비탄력적이라 한다. 피케티는 이 대체탄력성으로 부/소득비율과 자본소득분배율의 동반 상승을 설명하는데, 특히 생산기술이 탄력적인 경우를 상정했다. 즉, 대체탄력성이 1보다 클 때 r의 하락보다는 β의 상승이 더 커서 α가 상승하는데, 역사적으로 관찰되는 추세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조금 더 차근차근 설명해보자.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본이 축적되고 노동의 생산성이 증가한다. 노동생산성 증가는 임금(w)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축적된 자본의 양이 많아지면서 자본수익률(r)은 떨어진다. 자본수익률은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비용이므로 노동비용이 자본비용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진다(r/w의 하락). 따라서 생산자는 자본(K)에 비해 노동(L)을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하길 원한다(K/L의 상승). 문제는 어느 정도 변경시킬 수 있는가인데, r/w가 1% 하락할 때 K/L를 1% 넘게 증가시킬 수 있는 유연한 경우가 대체탄력성이 1보다 큰 생산기술이다. 이 경우에는 r/w가 1% 하락했음에도 K/L가 1% 넘게 증가했으므로 r/w에 K/L를 곱한 값은 상승한다. 그런데 이 값은 바로 rL/wL, 즉 자본소득/노동소득비율이므로, 분배 측면에서 노동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다. 피케티는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구체적이고 복잡한 생산함수를 예로 들었지만, 관통하는 원리는 이와 같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기업은 단위당 비용이 높아진 노동은 가능한 적게, 단위당 비용이 낮아진 자본은 가급적 많이 사용하려 한다. 대체탄력성이 1보다 큰 유연한 생산기술하에서는 총노동비용에 비해 총자본비용이 더 많이 증가한다. 분배 측면에서 보면 자본의 몫이 커지고 노동의 몫은 줄어드는 것이다.
부/소득비율과 자본소득분배율의 동반 상승에 대한 피케티의 설명은 전적으로 1보다 큰 대체탄력성에 의존한다. 논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바로 이 때문에 논쟁과 비판이 쏟아질 소지가 있다. 피케티는 주요 선진국에서 대체탄력성이 1.25 정도로 추정된다는 최근의 한 연구(Karabarbounis and Neiman, 2014, < quarterlyJournal of Economics > )를 예로 들었지만, 수많은 선행연구들과 비교할 때 이 수치는 이례적으로 높은 추정치에 속한다. 대부분의 연구는 대체탄력성이 1보다 작거나 1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필자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한국에서 관찰되는 부/소득비율과 자본소득분배율의 동반 상승을 대체탄력성으로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그 수치가 민간부 기준으로 2.5, 국부 기준으로 1.9 이상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생산기술이 이 정도로 유연해졌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부/소득비율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상응해 관찰되는 자본소득분배율의 급격한 상승을 생산기술의 변화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자본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대체탄력성이 상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이는 면밀한 추정을 필요로 하는 과제다. 독점력이나 협상력 등 피케티가 언급하지 않은 별도의 요인을 추가로 고려해야만 종합적인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의 대체탄력성, 독점력 등 고려해야
피케티 저서의 근간을 이루는 기조는 상당히 진보적이다. 그러나 그는 분석틀만은 가급적 주류 경제학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인지 자본소득분배율 문제도 대체탄력성이란 개념만으로 간결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려 한 듯하다. 그는 책 제목에서 연상되는 카를 마르크스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극구 부인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얘기도 꺼내지 않는다. 분명 천재다. 불평등으로 귀결되는 자본주의 동학을 보수주의 경제학의 분석틀로 증명해 보였으니 말이다.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출처: http://finance.daum.net/rich/news/finance/main/MD20140704150011527.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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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기지촌에는 인신매매되어 오게 된 미성년 여성들도 다수 있었다. 하지만 국가는 이런 상황에 눈을 감았다. ‘미군에게 접대 잘해달라’는 교육만 진행했다. 교육에 나선 공무원들은 기지촌 여성들을 ‘달러를 벌어들이는 산업역군’이라 치켜세웠다. 1970년대 동두천의 기지촌 풍경. <한겨레> 자료사진 |
[토요판] 커버스토리
기지촌 여성 김정자의 증언
▶ ‘우리가 괜히 나섰다가 일본 우익들만 좋은 일 시키는 거 아닐까?’ 미군 기지촌 여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할 때 가장 큰 고민이 이거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정부가 미군을 위한 위안시설과 여성들을 관리했다고 폭로하고 나섰습니다. 국가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진실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잘 몰랐던 미군 기지촌의 불편한 비밀들. 김정자씨의 증언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김정자(가명)입니다. 올해 예순넷입니다. 큰 지병은 없지만 요즘 무릎관절이 좀 아픕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오늘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이렇게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저는 미군 위안부였습니다. 기지촌으로 인신매매되어 평생을 미군한테 당하면서 억울하게 살아왔지만 아무도 저와 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자발적으로 일한 거 아니냐는 색안경만 끼었어요.
우리가 미군한테서 벌어들인 달러로 나라를 이렇게 일으켜 세웠는데, 그때는 우리더러 ‘애국자’라 그러더니 국가는 우리의 존재를 모른 척하고 있어요. 우리는 늙고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저의 언니들(기지촌 동료)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더는 못 보겠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
우리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왜 국가에 이런 싸움을 시작하는지 저의 인생을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송에 참여한 여성 122명이 다 김정자씨와 같은 경험을 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피해의 구조가 비슷한 여성들이 상당하다. 김정자씨의 증언을 대표적으로 살펴보되, 기지촌에서의 경험은 여성마다 다르다는 점을 밝힌다.
미군 기지촌에서 미군과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미군 위안부, 기지촌 여성, 특수업태부, 양공주 등으로 불려왔다. 정부는 위안부와 특수업태부를 혼용해 사용해왔다. 1957년 제정된 ‘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제4조에서 규정한 ‘위안부’는 1969년의 개정 법률에서 그대로 사용되다가 1977년 개정 시 삭제된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까지도 시·군 공무원들은 미군 기지촌 여성들을 한국 남성과 성매매를 하는 윤락여성과 구분해 위안부라고 불렀다.(<미군 위안부 기지촌의 숨겨진 진실> 39쪽)
1950년대 전쟁통에 아버지 잃고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하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친구 꾐에
열여섯에 집을 나와 찾아간
그곳에서 지옥은 시작되었다
“그 시절에도 성매매는 불법
미군 기지촌만 합법이었어요
공무원들은 한달에 한번씩
‘미군한테 서비스 잘하라’며
애국자라 치켜세워줬어요”
스무살로 위장시키는 포주…하루 서너명씩 받아
“저는 1950년 1월에 태어났습니다. 어디서 태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어렸을 때 천안에서 살았어요. 친아버지는 군인이었는데 전쟁통에 저를 보러 왔다가 탈영병이 되어서 헌병한테 잡혀갔어요. 그냥 맞아서 죽었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나중에 재혼했어요.
제가 열두살 때쯤부터인가 제 의붓아버지는 어머니만 없으면 저를 겁탈했어요. 의붓오빠들도 저를 건드렸어요. 그걸 어머니께 말도 못 하고 꾹 참다가 열여섯살 때(1965년께) 집을 나와버렸어요. 제 초등학교 친구가 있었어요.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거예요. 방직공장이라고 했어요. 걔를 따라 서울역까지 기차 타고 왔어요.
서울역에서 친구 따라 또 어딘가로 갔는데 뭔가 이상한 거예요. 방직공장은 안 보이고 미군들만 길에서 ‘쌀라쌀라’ 거리면서 돌아다니더라고요. 어떤 집으로 들어갔는데 집에 ‘남바’가 붙어 있었어요. 1호실, 2호실, 3호실 이렇게. 저는 여관인 줄 알고 잤어요. 제 친구는 다음날 잠깐 어디 좀 다녀오겠다고 하더니 안 왔어요.
(50대로 보이는) 어떤 아줌마가 나타났어요. 나보고 따라오래요. 공장에 데려다 주려나 보다 싶어 따라갔어요. 그런데 저더러 하는 얘기가 ‘네 친구가 빚을 안 갚고 도망갔으니 네가 갚아라’고 하는 거예요. 얼마인지는 얘기도 안 해주고, 친구 대신 돈을 갚아야 제가 나갈 수 있다고 했어요. 어떻게 돈을 버냐고 물었어요. 밤에 언니들 따라가 보면 안다고 했어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제가 간 곳은 파주 용주골(연풍리)이라는 데였어요. 미군기지 주변에서 여자들이 몸 파는 곳이었어요. 제 친구가 빚을 갚지 못해 저를 팔아넘긴 거였어요.”
김정자씨는 인신매매를 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이해하기에는 김정자씨의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렸다. 친구의 행동이 원망스러웠지만 김씨는 하는 수 없이 친구의 빚을 갚기로 결심했다.
“아줌마(포주)는 저더러 클럽 나가서 손님(미군) 데려오라고 했어요. 저는 3일인가 있다가 그 포주집에서 도망갔어요. 근데 골목에서 잡혀버렸어요. ‘뒤지게’ 맞았어요. 한번만 더 도망가면 섬으로 끌고 가서 죽여버린다고 했어요.
(포주가) 파스 갖다 붙여주고 세코날(진정제)을 줬어요. 기분 좋게 해주는 거라면서 줬어요. 하나 먹으면 (중독되어서) 두개 먹어야 하고, 세개 먹으면 네개 먹게 돼요. 손님 데리고 오라고 내보내면 제가 무서워서 말을 못 붙였어요. 맨정신으로는 창피해서 손님 못 끌어요. 저는 그 약이 뭔지도 모르고 계속 먹었어요.”
김씨는 나중에 이것이 마약인 것을 알게 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약을 먹어야만 히파리(호객행위)를 하러 나갈 수 있었다. 김씨가 미군을 데리고 올 때까지 집(숙소)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한두달 일하면 빚을 갚을 줄 알고 김씨는 그냥 눈을 질끈 감고 기지촌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거기서 헤어나올 수가 없는 거예요. 빚은 계속 늘었어요. 방값이랑 화장품·미장원비랑 세코날비랑 내야 하는데 아무리 일해도 못 갚는 거예요. 이자는 계속 붙었어요.”
보통 기지촌에는 위안부 여성들의 자치조직이 있다. 자매회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기지촌에서 일을 하려면 이곳의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자매회에서는 뻔히 미성년자인 것을 알면서 회원증을 주고 검진증(성병에 걸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증)을 발급해 주었다는 기지촌 여성들의 증언이 많다. 보통 포주들은 십대 아이들에게 스무살이라고 말하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김정자씨의 삶은 지옥과도 같았다. 보통 기지촌 여성들은 하룻밤에 미군을 서너명씩 받아야 하는 경우가 예사였다.
“그러면 거기(음부)가 얼마나 아픈지 몰라요. 긴밤·짧은밤(성매매 시간 단위) 아무리 해도 끝이 없었어요. 긴밤은 제 방에서 밤새 자고 아침에 일찍 가는 거고 10달러 받아요. 짧은밤은 제 방에서 30분에서 1시간 있다 가는 거예요. 돈은 모두 아줌마가 가져가 버려요. 제가 직접 못 받아요. 아줌마는 한달 계산해 준다면서 다 뺏었어요. 1~2개월이면 빚 다 갚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안 돼요.”
기지촌의 10대 아이들은 셈법에 밝지 못했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이들이 태반이었다. 포주는 공포의 대상이라, 장부에 무엇이 어떻게 기록되는지 물어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렇게 여성들은, 아니 10대의 아이들은, 밤새 울고 밤새 미군의 노리개가 되어 고통의 몸부림을 쳤다.
“도망을 갈 수가 없었어요. 일하러 갈 때 늘 남자(포주집에서 일하는 건달)들을 붙여 감시해요. 목욕을 가면 자기네(포주집)에서 제일 오래 있는 년, 주인한테 아부하는 년이랑 같이 목욕을 보내요.
경찰한테 신고할 수도 없어요. 주인집에 경찰이 낮에 놀러 와요. 주인아줌마한테 누나라 그러면서 들어와요. 그러면 아줌마는 담배도 싸서 주고 그래요. 처음에 저는 아줌마 남동생인 줄 알았는데 옆의 언니들이 형사라고 귓속말해주는 거예요. 주인이 다 돈 먹이는 거라고. ‘경찰에 신고해도 내가 못 나가는구나’ 그걸 알게 되는 거죠. 내가 죽어서야 이곳을 나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죠.”
한국전쟁은 이 땅의 여성들에게도 아물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미군 기지촌 여성들 122명은 국가를 상대로 피해배상 소송을 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건물 4층에서 열린 소송 기자회견 모습.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
왜 그토록 미군과 결혼하려고 했는가
“한번은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도망갔어요. 용주골에 인신매매되고 몇개월 뒤였어요. 파출소로 들어갔어요. 40대쯤 되어 보이는 경찰이 ‘왜 남의 빚 져놓고 도망가냐. 안 갚으면 영창 간다’고 하는 거예요. 포주들이 경찰서에 다 돈을 집어주던 시대였어요. 하는 수 없이 다시 포주집으로 돌아갔지요. 골방에 갇혀 또 뒤지게 맞았어요.”
김정자씨는 죽어서 절대 산에 묻히고 싶지 않다. 그가 산에서 겪은 고통스런 경험 때문이다.
“산에 가서 미군을 받아야 할 때가 제일 무서웠어요. 부대에서 훈련을 나가면 저희도 따라가야 했어요. 밤에 컴컴해지면 담요 하나 들고 아줌마 따라서 가요. 아줌마가 보초 서는 미군이랑 솰라솰라 말해요. 그럼 훈련 장소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총 들고 서 있던 놈들이 막사에 가서 여자들하고 잘 사람 나오라고 말해요. 이식스, 세븐(E-6는 하사, E-7은 중사)들도 다 했어요. 장교들은 특별히 막사 안에서 해요. 일반 병사들은 훈련장 안에 나무 있는 데에 담요 깔아놓고 하거나 구덩이를 파놓고 해요. 미군들이 파놓은 구덩이지요.”
기지촌 여성들은 그렇게 훈련장에까지 불려 가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담요로 삼고’ 미군을 받았다. 제대로 씻을 시간도 없었다. 돈을 벌어서 내려가야만 포주가 혼을 내지 않는다. 어떤 미군은 돈 대신 자신들이 먹는 말라붙은 밥을 던져주어 여성들을 애타게 했다. 여성들은 한번 훈련장에 가면 그곳에서 새벽까지 보내다 돌아왔다고 한다.
안전한 성관계는 기지촌 여성들에게 보장되기 어려웠다. “어떤 미군은 콘돔을 안 끼고 해요. 우리는 거절을 못 해요. 그래서 낙태도 참 많이 했어요. 뗀 애만 열일곱이에요.”
보건소는 포주들이 끌고 갔다. 강제로 낙태시키는 것이다. 창자까지 다 빠져나오는 고통을 견디며 여성들은 낙태 수술을 견뎠다. 낙태 이후에는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파도 또 일하러 가야 했다. 포주들은 낙태 수술로 상한 몸을 보살필 시간도 주지 않았다. 약과 찬물 한컵 정도 들이켜고 다시 일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하루 그냥 쉬면 빚이 얼마나 늘어날지 알 수 없었다.
“이러고 살아야 하니 죽고 싶은 생각만 들지요. 기지촌에서는 한달이면 두세번은 장례를 치러야 했어요. 철길로도 뛰어들고 연탄불 피워놓고 그 가스도 먹고. 저도 세번 죽으려고 시도했어요. 그런데 무슨 놈의 팔자인지 다 깨어났어요.”
김정자씨는 죽으려 해도 죽지 못했다. 공동묘지에서 자살을 기도하면 묘지 관리인이 발견하고, 집에서 동맥을 끊으면 자신을 보러 온 미군이 발견하곤 했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이 왜 죽으려 하느냐’고 묻곤 했다. 김씨는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왜 우리들이 미군하고 그렇게 기를 쓰고 결혼하려 했는지 알아요? 그게 아니면 여기를 탈출할 방법이 없었어요. 빚을 갚을 방법이 없어요. 도망가려 해도 경찰 누구도 안 도와주고. 우리에겐 국가가 없었어요.”
아니, 국가는 있었다. 미군한테 성접대 잘하라고 교육하는 국가는 있었다. 자매회 회의가 한달에 한번씩 열리면 여성들은 참석해서 교육받아야 했다. 안 그러면 영업을 못 했다. 회의에 가면 헌병, 시아이디(C.I.D. 미군부대 범죄수사과), 보건소 직원, 경찰서장, 군청 공무원들이 모두 와 있있다. 미군은 슬라이드(필름)를 이용해 성병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그들의 할 일이라고 이해할 법하다.
파주 용주골에 팔려간 뒤
동두천·군산·평택 전전
40대 중반에 기지촌 빠져나와
도망가고 싶어도 붙잡힐까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미군부대에서 훈련 나가면
저희도 산에 따라가야 했어요
그때가 가장 무서웠어요
산에서 안한다고 반항하다가
죽은 아가씨들도 있어요”
‘토벌’당한 성병 의심자들, 언덕 위 하얀 집으로
하지만 공무원들은 이상한 교육을 더 했다.
“나와서 늘 하는 말이 이거예요. ‘아가씨들이 서비스 좀 많이 해주십시오. 미군한테 절대 욕하지 마십시오. 바이 미 드링크(Buy me drink. 술 사주세요) 하세요. 그래야 동두천에 미군들이 많이 옵니다. 우리나라도 부자로 한번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군수는 저희더러 달러 벌어들이는 애국자라고 치켜세웠어요. 그러면 저희는 그래야 되나 보다 하는 거예요.”
일종의 정신교육 같은 것이었다. 여성들은 왜 이런 교육을 받아야 되는가 싶었지만 국가가 노후를 책임져준다고 하니까 그런대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턱걸이(동두천시 광암동 일대)에다가 공장을 짓고 아래층에는 가발공장, 위에는 기숙사로 만든다고 공무원들이 설명했어요. 나이 먹으면 여기에 우리가 살 수 있다고 군수가 그랬어요. 땅을 다 사뒀다고. 그러니 열심히 달러 벌라고. 우리는 늙어도 갈 데가 있구나 하고 그렇게 믿었어요. 하지만 그 약속이 지켜진 건 하나도 없지요. 포주들은 저희가 벌어온 돈으로 집도 사고 땅도 샀는데. 어떤 악명 높은 포주는 나중에 경기도의원이 되더군요.”
경찰은 인신매매되어 팔려온 아이들을 구출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성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잡아가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다. 잡아가는 것도 비인간적이었다.
“성병 걸린 미군이 찾아와 칸택(contact·미군 성병환자에게 성병을 감염시켰을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을 찍는 것)을 하면 그냥 끌려가요. 찍히면 가는 거예요. 그 미군이 어디서 성병 옮아갖고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는 그걸 토벌당한다고 불렀어요.”
‘토벌당해’ 파출소에 끌려가면 유치장에서 머문 뒤 곧바로 낙검자 수용소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성병이 있거나 없거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병이 있다 하더라도 그냥 환자일 뿐인데 죄인처럼 다루어졌다.
“하얀 집(동두천시 소요산 아래 낙검자 수용소를 기지촌 여성들은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고 불렀다.) 가면 운동장이 크게 있는데 토벌당한 여자들 실려 오면 (건물 문을) 철커덕 잠그고 꼭 교도소 같았어요. 나갈 수 없어요. 화장실만 갈 수 있게 했어요. 유치장 같은 데서 다섯명씩 자야 해요. 바깥 창문은 쇠창살이 설치돼 있고 면회 와도 쇠창살 사이로 얼굴 보면서 얘기해야 했어요. 아니, 우리가 죄인이에요? 환자를 왜 죄인 취급했는지 이해가 안 돼요.”
성병에 걸린 미군에게 무슨 조처를 했는지는 여성들에게 통보되지 않는다. 오로지 국가는 미군을 상대하는 여성의 몸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비쳤다.
“우리는 페니실린을 맞았어요. 그거 맞고 쇼크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어요. 맞으면 걸음을 못 걸어요. 엉덩이 근육이 뭉치고 다리가 끊어져 나가는 거 같아요. 그걸 이틀에 한번 맞아요. 괴로운 언니들은 옥상에 올라가 떨어져 죽거나 반병신 되고 그랬어요. 저는 하얀 집에 (1982년께) 2주 동안 붙잡혀 있다 나왔어요.”
김정자씨는 (1965년께) 파주 용주골에 팔려 간 뒤 동두천, 용산, 군산, 평택과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40대 중반(1990년대 중반)에야 기지촌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스물다섯 때(1974년께) 기지촌에서 한번 도망 나왔지만 다시 동두천 기지촌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어디를 도망가더라도 깡패를 보내 저를 잡으러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 어디 공장에 취직하려면 제 신분증을 제출해야 하는데 제가 동사무소 가서 주민등록증 발급받으면 포주집에 진 빚 때문에 경찰이 저를 잡으러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김씨는 ‘스스로 기지촌에서 살아온 여성들을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니네들이 좋아서 (기지촌 생활) 했는데 뭐가 불만이냐는 그런 질문을 참 많이 들어요. 한국 정부가 미국 안 끌어들였으면 우리가 이렇게 되었겠어요? 알고 봤더니 그 시절에도 성매매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었더라고요. 미군 기지촌만 성매매가 합법이었어요. 박정희 정부가 왜 그런 법을 만든 걸까요. 저는 잘 모르지만 미군 붙잡아 두려고 그렇게 한 거 아니겠어요? 우리더러 달러 벌게 하려고.”
미군 기지촌의 형성 과정에 국가의 어떤 정책이 영향을 미쳤고 그것이 옳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스무살도 안 된 소녀들이 기지촌에 팔려 오고, 그곳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국가가 계속 방치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 없이 국가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김씨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믿는다.
‘식모 자리’ 알아봐준다고 따라가면 기지촌
“억울해 죽겠어요. 저같이 거기 인신매매되어 간 사람이 너무 많아요. 직업소개소에서 식모 자리 알아봐준다고 해 따라가고, 밥 준다고 따라가고 해서 가 보니 기지촌인 경우들이 너무 많았어요. 미군 위안부로 살 줄 알았다면 누가 거기 따라갔겠어요.
일본군 위안부도 인신매매되어 간 사람이 많다고 들었어요. 일본군 위안부는 피해자로 인정하는데 왜 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국가가 눈감고 있는 건가요. 당한 사람은 있는데 왜 책임지는 사람이 없냐고요. 당신 딸들이 붙잡혀 간 거라면 가만히 있겠어요? 언니들이 늙고 병들어 죽어가고 있어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다가 벌써 세분이나 돌아가셨어요. 저는 사과를 원해요. 늙고 병든 우리 몸뚱어리를 국가에서 책임져주기를 바라요. 그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어요.
하늘에 있는 우리 (기지촌) 언니들을 위해서 제가 이렇게 나섰어요. 누군가는 증언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용기를 냈어요.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어요. 제발 잘 좀 보도해 주세요.”
김정자씨는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기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의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지난달 20일 약 4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할 때 그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 30분 증언하다 10분 울고, 30분 증언하다 다시 10분 우는 것이 반복됐다. 낙검자 수용소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고백할 때는 구토를 하기도 했다.
인생 전체가 국가가 간섭한 성폭력으로 얼룩져 있던 그에게 이번 인터뷰는 그렇게 힘든 과정이었다. 따라서 인터뷰 때 자세한 내용을 묻지 않고 최소한의 질문만 하려고 노력했다. 대신 김씨와 진행한 인터뷰와 그의 증언록 <미군 위안부 기지촌의 숨겨진 진실>(2013)의 내용을 종합해 이 글을 썼다.
김정자씨는 인터뷰 뒤 바닷가로 가 새움터(기지촌 여성 지원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다음날까지 통곡했다고 한다. 힘든 인터뷰를 결심해준 김씨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김정자씨는 현재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최소한의 생활비를 번다. 그를 부양하는 가족은 없다. 대신 새움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5563.html?_ns=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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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율과 경제성장률은 장기적으로 ‘정’의 관계를 갖는다. 투자를 꾸준히 많이 한 나라는 자본 축적이 빨라지고 성장률도 높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중국은 독보적으로 높은 투자율과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년 동안 평균 투자율은 무려 37%였으며, 같은 기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10.4%다.
투자율이 높을 때 성장률도 함께 올라가는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저개발국은 투자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고 따라서 성장률도 낮다. 그러다 어떤 계기를 통해 투자가 늘기 시작하면 생산을 위한 자본이 축적되고 경제 전체의 생산량이 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경제 성장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도 한동안 이런 식으로 고성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자본 축적, 즉 투자만으로 성장률이 계속 높게 유지될 수는 없다. 자본 축적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더 이상 자본 축적을 할 곳이 마땅해지지 않으면서 자본의 생산성도 떨어진다. 성장 초기에는 고속도로와 같은 자본이 생산에 매우 높은 기여를 하지만 고속도로가 점점 더 많이 건설되면 새로운 고속도로의 생산 기여도는 점점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 투자율이 20%보다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도 선진국에 근접해 감에 따라 투자율과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중국은 자본 축적의 효율성이 가장 높고 이에 따라 성장률도 가장 높은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 7년만 보면 투자율은 증가했는데 오히려 경제성장률은 떨어졌다. 중국은 2007년만 해도 투자율 39%에 경제성장률은 14%가 넘었다. 하지만 2012년 투자율은 47%로 증가한 반면 경제성장률은 7.8%에 지나지 않았다. 2013년 들어 더욱 악화돼 투자율이 50%를 훌쩍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은 7.7%에 불과했다.
최근 중국의 투자율이 높은데도 성장률이 낮은 이유는 투자 비효율성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중국 경제에서 비중이 높은 공기업은 민간기업에 비해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권력기관과 밀착돼 있는 기업에 은행 대출이 집중되면서 제대로 된 투자를 행할 기업에는 자금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
중국의 최근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20여년 전 한국 경제의 모습이 떠오른다. 199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투자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었다. 은행은 정부가 결국은 책임져줄 것으로 믿고 부도 직전의 재벌기업에도 계속적으로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투자율은 높아졌지만 비효율성 증가로 경제성장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자본 시장 개방이라는 방식으로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들일 여건을 마련해 줬고, 부도 직전의 재벌기업은 해외 차입으로 비효율적인 투자를 늘렸다. 그 결과는 우리가 다 알듯이 1997년 외환위기다.
며칠 전 한 회의에서 중국 경제 전문가가 중국은 절대로 위기를 맞을 수 없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그 근거로 중국의 저축률이 높고 외채가 거의 없으며 경상수지가 흑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때 그 이야기를 들은 일본 학자는 일본도 정확히 그런 상태였지만 1980년대 후반 위기가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중국 경제의 독보적인 경제성장 시기는 이제 저물어가는 듯하다. 7%대 성장을 당연시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경제성장률에 더 급격한 조정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국가 중 하나는 다름 아닌 한국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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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이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글을 올리고 있다. (한겨레DB) |
세월호 희생자·유족에 악성 댓글 활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포털사이트 게시글에 희생자를 모욕하는 욕설 댓글이 달려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가 된 댓글은 네이트판에 올라온 ‘어느 여고생의 꿈’이라는 제목의 글에 달렸다. 글은 ‘뉴스타파’ 김진혁 PD의 미니 다큐 <5minute>의 내용을 통해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세월호 희생자 박예슬양의 추모 전시회를 소개했다. 박양이 그린 그림과 디자인 등을 담은 추모 전시회는 7월4일부터 서울 종로구 서촌갤러리에서 무기한으로 열린다.
네이트판 아이디 핑쿠핑쿠를 쓰는 누리꾼은 29일 오후 3시께 이 글에 ‘일진이구만’으로 시작하는 댓글을 달았다. 욕설로 점철된 세 줄 가량의 글로 희생자를 모욕했다. ‘뭐? 반정부시위라도 해주리?(ㅋㅋㅋ)’라는 내용으로 댓글을 올린 누리꾼도 있다.
박씨 추모 전시를 기획한 장영승 서촌갤러리 대표는 “부모님들이 너무 가슴 아파 하고 계시다. 즉각 삭제를 요청했지만 요청한 사람이 당사자가 아닌 경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대답을 (네이트판 누리집을 담당하고 있는) 에스케이플래닛 쪽에서 들었다. 예슬이는 없는데 그럼 누가 신청해야 한단 말인가. 표현의 자유 같은 민감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해서만큼은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댓글은 30일 낮 12시께까지 그대로 공개돼 있다가 삭제됐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댓글의 경우 신고가 들어오면 24시간 내로 확인 절차를 거쳐 삭제하게 된다. 주말인 탓에 조금 늦어졌을 수는 있지만 신고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롱 섞인 글들은 일간베스트 사이트에도 다수 올라와 있다. ‘아직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라는 사진을 올려놓고 ‘xx 언제 끝나는 거야, 아시안게임 할 때도 저 xx할 듯(나의*****)’라고 적거나 세월호 참사 유족 예우 항목을 열거한 뒤 ‘놀러가다 사고사로 죽은 세월호 유족의 예우 봐라 기가 찬다(후****)’ 따위다.
장 대표는 “우리 사회 아주 일부에서지만 세월호에 대한 조롱 섞인 글이 서서히 번지고 있는 상황이 불안하다. 유족들의 아픔을 생각해서라도 좀더 엄격하게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4734.html?_ns=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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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월이 되면 훨씬 더 많은 인물들의, 훨씬 더 많은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다. 이런 경우, 외형상 재산이 많은 공직자에게 검증이 집중되기 마련이지만,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이는 인물이 의외로 문제투성이일 수도 있다.
오랫동안 청백리 이미지를 유지하며 별 탈 없이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 의외로 '알짜배기' 탐관오리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주인공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청백리로 알려져 있는 황희 정승이다. 그는 실상은 '알짜배기' 탐관오리였다.
이리 지저분한 사람이 어떻게...
▲황희의 초상화.
ⓒ 위키페디아 백과사전
일반인 차림으로 황희 정승의 집을 방문한 세종대왕이 그의 청빈한 삶에 감탄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일국의 정승이 집에서 멍석을 깔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밥상에 누런 보리밥과 된장에 고추밖에 없어서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하지만, 민간에 전해지는 이야기 말고, 공식 기록에 나타나는 황희의 모습은 정반대다. 이렇게 지저분한 사람이 어떻게 청백리의 대명사로 불렸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세종 10년 6월 25일자(1428년 8월 6일) < 세종실록 > 에는 모친상 중의 예법 위반으로 비판을 받은 황희가 세종의 만류를 무릅쓰고 좌의정에서 물러났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A), 황희의 부정부패를 노골적으로 고발하는 내용이 나온다(B).
여기서 A부분은 세종 당시의 사관이 기록한 내용이고, B부분은 세종과 황희가 모두 세상을 떠난 뒤 < 세종실록 > 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내용이다.
< 세종실록 > 을 편찬할 때 사관들 사이에서는 황희의 행적에 관한 논란이 많았다. 일부 사관들은 황희의 비행을 폭로하고, 나머지 사관들은 "처음 들어본 이야기"라며 "설마 그랬겠냐?"며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황희의 부정부패를 기록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렇게 해서 추가된 것이 B부분이다.
B부분에 따르면, 황희의 별명은 '청백리 재상'이 아니라 '황금 대사헌'이었다. 요즘 말로 하면 '황금 검찰총장'이었다. 그렇게 불린 것은 황금처럼 빛나게 직무를 수행했기 때문이 아니다. < 세종실록 > 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김익정에 이어 대사헌이 되었다. 둘 다 승려인 설우로부터 금을 받았다. 그때, 사람들은 그들을 '황금 대사헌'이라 불렀다."
대사헌이 된 뒤 승려로부터 황금을 뇌물로 받았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다. 물론 이 별명은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만 회자됐다. 대부분 사람들은 황희를 청렴한 인물로 인식했다.
황희의 비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정무를 담당한 여러 해 동안 매관매직하고 형옥을 팔았다"고 < 세종실록 > 은 말한다. '형옥을 팔았다'는 것은 형사사건 당사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재판에 개입했다는 뜻이다. 이런 행위를 통해서도 재산을 취득했던 것이다.
오늘날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 "재산 형성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나 자신이 벌어들인 월급에 비해 너무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경우에 그런 말이 나오게 된다.
황희도 그런 의혹을 받았다. 노비가 재산으로 취급되던 그 시절에, 황희는 "어떻게 저렇게 많은 노비를 거느릴 수 있을까?"라는 의혹을 받았다. 위 날짜의 < 세종실록 > 에 따르면, 그가 아버지 및 장인으로부터 물려받은 노비는 얼마 되지 않는 데 비해, 관료가 된 이후에 보유한 노비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의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1428년 당시, 황희는 44년째 근무한 베테랑 관료였다. 이런 장기 근무자가 많은 노비를 보유하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황희의 경우에는 44년간 받은 봉급을 감안한다 해도 너무 많은 노비를 거느리고 있었기에 의혹을 받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1천 명이나 2천 명 정도의 노비를 보유하면 '노비를 꽤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희가 보유한 노비 숫자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만약 몇 십 명 정도를 보유했다면 "근무 연수에 비해 노비가 너무 많다"란 말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천 명에 가까운 노비를 보유했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특경비(특정업무경비)를 갖고 재테크를 잘한 덕분에 그렇게 많은 노비를 모았는지도 모른다.
잘 알려지지 않은 황희의 비리
▲조선시대 노비의 모습.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의 다산유적지에서 찍은 사진.
ⓒ 김종성
황희의 비위사실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한 편의 기사로는 충분치 않다. 그의 비리 중에서 '센 것' 하나만 더 소개하고자 한다.
위 날짜의 < 세종실록 > 에는 제2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에게 맞섰던 박포란 사람의 아내가 등장한다. 박포의 아내는 노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수노(우두머리 노비)가 이 사실을 포착하자, 박포의 아내는 수노를 죽인 뒤 시신을 연못에 버렸다. 여러 날 뒤 시신이 발견됐고 범인도 밝혀졌다.
박포의 아내는 어디론가 숨어야 했다. 사법당국이 추적하는 상황에서 그는 황희의 집 정원에 있는 토굴에 숨기로 결심했다. 범인이 설마 황희의 집에 숨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여인은 이곳에서 수년간 숨어 살다가 당국의 수사가 종결된 다음에야 다른 곳으로 떠났다.
박포의 아내를 두고 "배포가 대단했다"고 말하면 안 된다. 배포가 대단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 그 여성을 숨겨준 황희가 훨씬 더 대단하다고 봐야 한다. 황희가 그저 동정의 눈빛으로 숨겨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탐욕의 눈빛으로 그 여성을 숨겨주었다. 숨겨주는 조건으로 토굴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것이다.
동화책이나 신문 칼럼 같은 데서 황희의 청백리 행적을 읽은 사람들은 이런 내용이 쉽게 믿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화책이나 신문 칼럼은 역사학적 고증 없이 민간의 이야기에 토대를 둔 것이므로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렇게 지저분하게 산 사람이 어떻게 청백리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을까?'라고 말이다. < 세종실록 > 은 그가 이미지 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과 함께 사안을 의논하거나 자문에 응할 때에 언사가 온화하고 단아하며 사리에 어긋남이 없었기 때문에 임금(세종대왕)에게 중후하게 보였던 것이다."
황희의 부정부패가 살아생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생전에도 비위 사실이 문제가 된 적이 많았지만, 그는 세종의 최측근이었기 때문에 웬만한 공격이나 비판에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태종 이방원이 황희에게 "내 아들을 부탁한다"고 당부했기 때문에, 세종대왕도 그를 가벼이 대할 수 없었다.
게다가 황희는 정세판단 능력이 기민하고 업무수행능력이 탁월했으며 무엇보다도 주군의 심리를 잘 간파했다. 이렇게 쓸모가 많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태종이나 세종은 그의 결함을 가급적 덮지 않을 수 없었다.
고위공직자 검증이 더 철저해야 하는 이유
▲황희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세종 10년 6월 25일자(1428년 8월 6일) < 세종실록 > . 오른쪽 첫번째 줄은 황희를 '황금 대사헌'으로 지칭하는 부분이고, 두번째 및 세번째 줄은 황희가 간통범 및 살인범인 여성을 자기 집에 숨겨주는 조건으로 수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부분이고, 네번째 줄은 황희가 "정무를 담당한 여러 해 동안 매관매직하고 형옥을 팔았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조선왕조실록
세종과 황희가 모두 세상을 떠난 뒤 < 세종실록 > 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용기 있는 사관들의 노력에 힘입어 황희의 비리가 실록에 기록될 수 있었지만, 이런 사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구한말까지도 소수의 사람들 외에는 실록을 열람할 수 없었다. 실록을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몇 십 년도 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랬기 때문에 실록에 기록된 황희의 부정부패는 세상에 쉽게 알려질 수 없었다. 그래서 최악의 탐관오리인 그가 최상의 청백리로 추앙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수십 년간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한 노년의 공직자가 단 며칠간의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불명예 퇴진하는 예가 종종 있다. 자기가 저지른 일을 뻔히 알면서도 청문회에 나가는 것은 막판에 자신의 욕심을 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욕심에 눈이 멀어 파멸을 자초하는 셈이다.
황희도 정승의 자리에 오르기는 했지만, 그는 고도의 이미지 관리를 통해 자신의 파멸을 피할 수 있었다.
만약 우리가 인사청문회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면, 탐관오리를 청백리로 떠받든 조선시대 사람들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황희처럼 겉보기에 좋아 보이고 깨끗해 보이는 인물일수록, 더 강도 높은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지 않으면 안 된다.
출처: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30129134206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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