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houghts/Market watch 2012. 3. 5.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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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호러물의 전성시대


2008년 ‘미국금융위기: 대공황 시즌 2’은 주인공 리만의 사망 그리고 양적완화 개시라는 대미를 장식했다.


그리고 그에 이은 2011년 화제작 ‘유럽재정위기: 나는 악마를 보았다’에서 우리는 유로존 국가들 간의 이기심과 탐욕의 향연을 마음껏 감상하였다. 특히 유로 사용국 간들의 상호책임회피와 자국 이기주의의 향연은 정말로 ‘악마의 모습’이었다.



양적완화의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세계에 일반 국민들의 민생을 피폐하게 하였고, 버냉키 FRB의장은 본의 아니게 중동 민주화의 아버지가 되었다.


1차 양적완화가 시작 된지 벌써 4년이 지났지만 금융시장에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으며 이제 막 살아나는 미국의 경기 상황은 호르무즈 해협에 전운이 감돌면서 야기된 고유가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게다가 재정긴축이라는 유령이 전 세계에 떠돌며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으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아직도 경기 부양책을 중단하고 복지 예산을 삭감하여 재정긴축을 실시하자는 유령들의 근거 없는 목소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과거 그들은 과거 이라크 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찬성했듯이, 지금도 여전히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


마치 영화 식스센스에서 죽은 자들이 자신들이 죽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이.


(이라크 전 비용이 원화로 약 1000조원에 달하고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약 0.8조 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1.3조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미국 재정적자는 그야 말로 팔할이 이라크 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라크 전이 벌어지는 순간부터 ‘미국금융위기: 대공황 시즌 2’‘유럽재정위기: 나는 악마를 보았다’는 이미 출연진 섭외와 시나리오 작성이 실시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 동안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빠졌던 이유는 바로 물가 상승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미국에서 시작되는 경기 회복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물가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LTRO를 실시하면서 사실상 양적 완화를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도 엔화를 약세로 가지고 가면서 양적완화의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기적 매수세가 원유 시장에 유입되면서 유가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위기의 순간을 두 번이나 넘기고 다시 시작된 고유가의 역습 속에서 우리는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 ‘와일드 카드’는 과연 무엇일까?


-세계 경제의 ‘와일드 카드’



(와일드 카드: 스포츠 용어로는 축구, 테니스, 사격, 체조, 야구 등 일부 종목에서 출전자격을 따지 못했지만 특별히 출전이 허용된 선수나 팀을 말한다. 축구의 경우 올림픽 출전선수는 프로와 아마추어에 관계 없이 23세 이하로 제한되어 있으나 23세 이상의 프로 선수를 세 명까지 참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최근 미국의 원유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나갔지만 원유의 대체제인 천연가스의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해왔다.


이런 가운데 2012년는 미국 에너지부는 2016년 천연가스 순 수출국 전환 전망을 선언하였다. 이는 바로 1년 전인 2011년에 20135년 천연가스 순수출국 전망을 전환을 전망한 것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급격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천연가스 분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천연가스는 크게 나누어 보았을 때 원유와 함께 채굴이 가능하고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된 전통 가스와 원유 생산지와 관계없이 다양한 지역에 소량으로 광범위하게 매장된 비전통 가스로 구분된다. 셰일 가스는 바로 이 비전통 천연가스 중 혈암층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의미한다.


미국은 과거 1980년대부터 셰일가스 개발을 시도했으나 기술 부족으로 인한 낮은 경제 성으로 인해 한계에 부딧치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채굴기술인 수평시추법, 수압파쇄법이 개발됨에 따라 원해에서 채굴하던 천연가스를 근해에서 채굴할 수 있게 되는 등 셰일가스의 경제성이 증가하게 되었다.


셰일 가스 개발은 고소득 업종인 석유화학부문의 일자리 증가하여 실업률 하락과 소비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으며, 난방비 절감으로 전기 및 가스 물가를 안정시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탄소 배출량 측면에서도 천연가스는 경쟁력이 있다.


따라서 셰일가스는 양적완화라는 극약처방까지 동원하며 경기 침체와의 경기 속에 홀연히 나타난 ‘와일드 카드’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셰일가스의 개발로 인해 나타난 이러한 변화가 세계경제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까?


미국의 전기 및 가스 수요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WTI 가격은 하락할 것이다. 고로 WTI>북해산 Brent>중동 두바이 유 순으로 이루어진 유종간 가격 순서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이를 이용한 수렴 및 확산 스프레드 거래의 시대는 종말을 고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셰일가스를 생산을 통해서 새로운 성장지역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국가별 셰일가스 사용 가능 년 수 순위(2009년 기준)와 GDP의 비교를 통해 우리는 자국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해외에 수출이 가능한 셰일가스를 보유한 나라들을 알 수 있다.


-나는 가스(Gas)다


사람들은 폴란드 하면 무엇이 떠올릴까?


퀴리 부인? 쇼팽? 아우슈비츠? 아니면 아름다운 동유럽 아가씨?^^


<폴란드 여배우 이자벨라 미코(Izabella Miko)>



하지만 나는 폴란드 하면 가스(Gas)가 떠오른다. 마치 사우디 하면 석유가 떠오르듯이.


다음 표는 국가별 셰일가스 사용 가능 연수와 각국의 총 GDP를 비교한 것이다.


셰일가스 국가별 사용 가능 연수 순위와 각국의 총 GDP(2009년 기준)


국가 명

(셰일가스 사용 가능 연수순위 순)

셰일가스 사용 가능 연수(2009년)

총 GDP(2009년)

중국

414년

5조7451억3000만 달러

호주

약 350년

1조2197억2000만 달러

브라질

약 350년

2조235억3000만 달러

폴란드

약 300-380년

4388억8400만 달러 (2008년)

멕시코

약 330년

1조40억4000만 달러

알제리

약 230년

1589억6900만 달러

덴마크

약 150년

3045억5500만 달러


셰일가스 가능 연수가 가장 긴 나라는 중국이고 호주, 브라질, 폴란드, 멕시코가 300년 중반 수준으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호주, 브라질, 멕시코가 모두 1조 달러 대 GDP를 나타내고 있는 것에 비해 폴란드의 총 GDP는 약 0.4조 달러 대로서 셰일가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폴란드는 유럽 한복판에 위치해 있기에 천연가스 최대 수입지역인 유럽으로의 판로가 뚫려있으며 정치적으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화 되어있다. 또한 폴란드 스스로의 석탄 의존도가 60%에 달하고 있으며, 자원무기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EU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셰일가스 개발이 현실화 될 경우 단순히 관련 주식이나 업종이 오르는 것 이상의 파급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셰일 가스의 개발로 인해 유가가 안정됨에 따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들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해당 지역은 원유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들의 자산시장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또한 미국이 중동에서 석유 패권을 확립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중동 국가들과 미국 사이에서 해빙무드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최근 미국이 재정적자로 인해 아시아 지역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도 이와 관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까지 내용으로 보면 셰일가스 개발은1990년대 미국에서 절찬리에 상영되어 많은 사람들을 훈훈한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휴먼 드라마 ‘골디락스: 저물가, 저실업 그리고 고성장’의 속편을 기대하게 한다.


2012년 과연 ‘금발 머리 소녀의 재림: 내 이름은 골디락스(Goldilocks)'는 과연 크랭크 인 할 수 있을 것인가? 안정된 경제성장과 낮은 물가. 게다가 중동에서 더 이상 죄 없는 사람 죽여야 할 일도 없다. 피 냄새에 취해서 세계 경제 위기에 한 몫을 한 이라크 전에 찬성한 군산복합체나 일부 광신도들을 제외하고 모두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 끝은 항상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셰일 가스 개발은 탄소 배출 문제에서는 자유롭지만 지하수 오염 가능성으로 인해 환경주의자들의 반대에 봉착해있다. 게다가 셰일 가스는 전통 가스와 달리 광범위한 지역에 분산되어 분포되어 있어 만일 지하수 오염이 발생할 경우 광범위한 지역에 오염이 확산될 위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태양광, 풍력과 같은 정통 친환경산업이라기 보다는 원자력과 같은 다소 짝퉁 냄새가 나는 친환경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경제성에 눈이 먼 인류가 무분별하게 셰일가스를 개발하다가 지하수를 오염시키게 된다면 차기 상영작은 ‘골디락스의 역습: 저 물가, 저 실업 그리고 괴물’로 긴급 변경될지도 모른다.


요약: 셰일 가스 개발로 인해 미국의 고소득 일자리 증가 및 소비 활성화. 저물가, 저실업을 동반한 안정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셰일가스 개발은 짝퉁 녹색 산업. 중국과 폴란드의 천연 가스 수출이 증가하여 해당 지역의 자산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반면 러시아 등 기존 산유국의 자산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듯.


-수혜 업종:


미국이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전환되면서 LNG선의 수요 증가(유럽은 천연가스 최대 수입지역.)


미국 천연가스 MMbut당 3달러를 웃돌아야 채산성 유지됨. 현재가격(MMbut당 2.6$)에서는 Marcellus, Haynesville 등 메이저 플레이어만 채산성 유지.


(E&P보다는 운송쪽이 유리. 피팅(태광, 성광벤드), 강관(휴스틸, 세아제강), 복합화력(비에이치아이), LNG수송(KSS해운), SK(생산-액화-수송-발전에 이르는 천연가스 관련 전 분야에 수직계열화 완성)가 유망할 듯)


-피해 업종:


태양광, 풍력 등 아직 패리티에 도달하지 못한 대체 에너지 업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OCI, 웅진에너지, 한화케미칼, 동국 S&C 등) 대부분의 증권사 보고서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없지만 잠재적으로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다.


환경 문제가 있지만 당장 캐내기만 하면 되는 셰일가스의 경제성과 친환경적이지만 아직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태양광, 풍력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셰일가스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비록 그것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될지라도 말이다.


만일 셰일 가스 개발로 인해 대규모 오염사태가 벌어진다면 다시 태양광이 각광 받으며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셰일 가스 개발에 경종을 울릴 사건이 없다면 태양광은 셰일가스의 경제성을 당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오랜 경기 침체에 지친 나머지 잠재적으로 위험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용어 설명: 골디락스(Goldilocks). 영국의 전래 동화인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유래함.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우연히 곰 세 마리가 사는 집에 들른 골디락스가 곰들이 끓여 놓은 세 종류의 수프를 발견하게 된다. 세 종류의 수프는 뜨겁고, 차갑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것이었는데 골디락스는 이중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정한 온도의 수프를 선택해 허기진 배를 채웠다고 합니다. 맛있는 스프를 먹고 골디락스는 잠이 들었는데 곰 3마리가 집에 돌아오자 창문을 통해서 허겁지겁 달아났다고 한다.

이 동화에서 골디락스가 선택한 수프처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즉 건실한 경제성장 속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이 바로 골디락스라고 할 수 있다.


ex-1990년대 후반 미국 경제는 IT호황을 바탕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동반하여 수년간 4%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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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wi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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