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하반기는 참으로 다사다난 이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가슴깊이 와 닿았던 한 해였다. 하지만 다사다난했던 2012년을 맞이하는 이 순간 역시 시간이 지나면 다사다난이라고 불릴 것이다. 다사다난한 2011년을 맞이하고 다사다난 할(?) 2012년을 맞이하는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 그리고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어린 시절 그저 즐겁게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퍼즐을 맞추던 아이의 마음이 되어 과거의 이벤트에 얽메여 있는 편견들을 잠시나마 버리도록 노력해보자....
현재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요소들은 크게 3가지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 유럽재정위기. 둘째, 이란 재제 조치. 셋째, 미국의 경기 회복세
작년과 변함없이 다가오는 위기의 그림자 앞에서 누가 돈을 더 내느냐 하는 문제로 유럽은 바람 잘 날이 없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핵심인 이탈리아는 몬티 총리를 중심으로 재정긴축을 실시하고 있는데 당초 우려와 달리 정당 소속이 아니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지지를 받아 재정 긴축을 진행시키고 있다.
(보수적 독재정권에게 비판적이면서 무소속이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안철수 스멜이 조금 난다. 다만 안철수는 이분과 달리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2차 세계 대전 패배 이 후 전범인 보수 우익 파시스트 무솔리니가 공산당 청년단원들에게 체포되어 로마 시내에서 공개처형당한 이 후 사회주의적 전통이 강한 나라가 되었다. 이는 재정긴축의 수위를 통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게 되며 이를 통해 국민의 반발을 최소화 하며 재정긴축을 실시할 수 있데 된다.
(한국의 경우 90년대 노조조직률이 20%(현재는 9% 미만)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진보세력의 힘이 약하고 민주당, 한나라당과 같은 보수정당들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IMF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수위조절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보수적인 사회였고 이 후 한국 사회는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게 된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다들 힘들어 하는 사이 우리의 호프(?) 독일은 3% 경제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열창하고 계시다. 과연 이러한 불균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2월-4월에 돌아오는 이탈리아, 그리스 국채 만기를 넘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 유럽에서 별로 좋은 소식은 들리지 않는데 2-4월에 작년에 시장을 뒤흔들었던 이탈리아, 그리스 국채 만기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우울한 이야기이다.
그마나 특이 사항은 이탈리아 최대 은행 우니 크레딧을 비롯한 유럽의 대형은행들의 증자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추후에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상당히 중요한 싸인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이란과 미국의 갈등으로 인해서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제네랄 다이내믹스, 노드롭 크루먼, 레이시온, 록히드 마틴 등 미국의 전쟁 테마주는 기술적으로 상승 다이버전스를 만들고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WTI보다 싼 두바이유의 가격은 WTI를 뛰어넘으면서 시장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과연 이란과 미국은 또 전쟁을 할 것인가?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인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유가의 상승은 경기침체를 더욱 악화시키고 유럽재정위기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과연 이란과 미국이 전쟁이라는 강수를 둘지는 현 시점에서 미지수다.
일단 이란은 수출의 80%를 석유에 의존한다. 즉, 이란의 입장에서 중동 각국의 석유 수출통로인 호르무즈 해협봉쇄를 통해서 자신도 타격을 입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한겨레 신문에서 나온 주한 이란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호르무즈 봉쇄, 이란 이익에도 반해”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515380.html)
그리고 이란은 3/2일에 총선을 앞두고 있다. 이란은 작년에 부정선거 의혹으로 인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바가 있다. 따라서 집권세력은 이러한 대규모 시위 이 후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안보정국을 만들기 위해 미국을 의도적으로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1997년 대선 직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측이 북측에 판문점 주둔 한국군에게 총격을 가해달라는 청탁을 하면서 돈을 주었던 ‘흑금성 사건’을 비롯한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이 일으킨 수많은 북풍사건들을 기억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혹시 암살당한 이란 과학자도 이란 집권세력이 암살하거나 미국, 이스라엘에게 암살당하는 것을 방조한 것은 아닐까?)
게다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3번째로 많은 양을 수입하는 인도는 미국의 경제재제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비협조 속에서 이란에 대한 경제봉쇄가 이루어져봤자 실효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재정적자로 인해 해외 군사작전에 배정된 예산을 25% 감축하였다. 또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호주에 미군을 추가 배치하면서 중동보다 아시아 지역을 중시하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유럽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대체공급처를 찾는다면 명분으로 경제 재제를 6개월 연기하여 올해 7월 경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아직 양측이 협상을 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본다. 만일 정치쑈를 하는 것이라면 3/2일 이전에 이란 사태가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전쟁테마주들의 주가가 기술적으로 상승을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인텔, 월마트와 같은 주식들과 비교하면 이들의 반등세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이다.
(인텔과 월마트의 주가는 IT실적과 미국의 소비 회복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들이다. 지금 상황에서 해외투자의 여력이 있으신 분들은 사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 해외투자에 대해서는 추후에 더 자세히 언급할 예정이다.)
만일 나의 개인적인 전망이 맞다고 가정하면 지금 두바이유와 WTI 선물에서는 차익거래의 기회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지금 시점에 차익거래를 실시한다면 1계약 당 10달러 정도의 차익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3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에 두 유종의 스프레드의 확장 가능성은 아직 상존하기 때문에 최적의 타이밍이 지금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새해부터 좀 우울한 이야기로 시작한 것을 사과드리는 마음에서 이제 조금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보겠다. 우울한 유라시아 대륙을 떠나서 대서양을 건너가보자.
여기는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트레이더들과 기업금융 담당자들의 똥 씹은 표정, 그리고 반월가 시위대가 이제 백악관, 의회, 법원을 점령하자고 난리다.
(미국 국민의 65%가 부자증세 찬성, 30%가 부자증세 반대인데 이상하게 65%의 의견이 관철되지 못하고 있음. “여러분은 지금 다수결의 원칙이 전혀 작동하지 못하는 ‘자칭 민주 국가’를 보고 계십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이런 난장판 가운데 최근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008년 이 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70% 후반 대에 이르는 공장 가동률에 의해 뒷받침되면서 최근의 고용회복세가 단순한 연말 특수에 의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미국의 경기 회복세는 단순한 자산가격의 상승이 아니라 미래 현금흐름의 안정성 강화가 소비심리에 더 확실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재 미국의 실업률이 8.5%에서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을 기대하게 한다.
물론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되던 그 날 미국의 부동산 지표는 부정적으로 발표되었다. 하지만 시장은 호재에 반응했고 악재는 무시당했다. 역시 S&P가 유럽 각국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를 무시했다.
이를 기술적 분석의 관점에서 보면 시장의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럽재정위기가 악화되면서 유럽 발 시장충격이 여러 차례 다가왔지만 작년 10월 이 후 미국 S&P500의 변동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즉, 이는 시장참여자들이 악재에 대하여 둔감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최근의 흐름은 2012년 2-4월에 이탈리아, 그리스 국채 만기 문제가 해결된 이 후 시장의 회복세가 가시화 될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투자심리의 호전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 펀더멘탈 및 금리 차이에 기반을 둔 달러캐리트레이드의 활성화를 기대하게 한다. 과거 FRB의 버냉키 의장은 201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발생할 경우 2013년 이 후 금리 인상 개시 이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유럽재정위기라는 악한 꽃이 도처에 만발하여 독을 뿜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결코 뿌리가 될 수 없는 법이다. 그리고 존 템플턴은 이렇게 말했다.
“강세장은 비관 속에 태어나, 회의(懷疑)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 성숙하며, 행복감 속에 사라진다.”
미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 되어나간다면 유럽재정위기는 장기적으로 결국 해결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고 이는 현 시점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매수시점임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필리핀 증시는 신고가를 갱신하고 대세상승을 개시하였다.
이 필리핀 증시로 말할 것 같으면 현재 상영중인 ‘유럽재정위기. 나는 악마를 보았다.’에 전작인 ‘리만 브라더스 파산: 대공황 시즌 2’에서 주인공 리만이 사망한 후 개 작살 난 여러 증권시장 중 제일 먼저 살아나기 시작한 증시로서 그 때 금융위기 클라이막스에서 대공황 시즌 2 현실화를 기대하던 관객과 평론가들의 어이를 상실하게 한 주인공이다.
2009년의 트렌드를 하의실종이 아닌 어이실종으로 만들어버린 필리핀 증시가 이번 작품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은 것이 전작에서 죽은 주인공 리만에 대한 추모를 의미한다는 평론가의 말에 한번쯤 귀를 기울여볼만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증시의 현재 PBR은 불경기 수준의 적정 PBR이다. 따라서 미국 경기의 회복세가 나타난다면 더 높은 PBR을 주어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투자심리의 호전과 한국의 경제 펀더멘탈 부각으로 인해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포지션도 매수로 전환하였다. 또한 약 6개월간의 시장조정으로 인해 매물이 상당부분 소화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한번 진입을 고려해보아도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된다.
인텔효과 및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반도체를 비롯한 IT업종, 경기 회복 시 선박 발주의 재개 가능성이 있는 조선업종,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으로 인해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큰 금융업종이 타 업종 대비 초과수익을 내지 않을까 한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가 마무리되는 4월 이전에는 불시의 일격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변동성이 출현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잊어서는 안된다.
용어 정리:
달러 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통화로 표시된 자금을 차입하여 높은 금리 혹은 투자 수익이 기대되는 통화 표시 자산에 투자. 금리 차이 및 투자에 의한 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추구함. 환율변동성 축소 및 조달통화에 대한 절하 기대가 있을 때 발생하게 됨.
내용요약: 유럽에서는 좋은 소식 아직 없음. 이란과 미국의 분쟁은 선거용? 미국 경기 회복세 명확해짐. 이머징 마켓 전반에 투자자금 유입 중. IT, 조선, 금융 유망할 듯.
투자의견:
Invesrment(1년-3년):Strong Buy(기존과 동일)
Trading(6개월-1년):Neutral(기존과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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