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부품시장이 열린다. 동일본 대지진 여파, 완성차 업체 선전, 전장·햅틱 등 첨단부품 수요확대가 요인이다. 최근 엔저 현상에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7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자동차 부품 수출규모는 7억8100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2.7% 상승했다. 지난해 일본 수출이 2.1%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지난해 수출 상위 15개 품목 가운데 휴대폰(26.0%)·윤활유(16.5%)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이다. 집적회로반도체(-19.5%), 열연강판(-17.7%) 등 15개 품목 가운데 8개 품목 수출 규모는 줄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일본 완성차 업체 조달전략 변화가 요인으로 꼽힌다. 장호근 무역협회 해외마케팅본부장은 “대지진 발생 후 안정적인 부품 조달을 위해 수급 다각화에 나섰다”며 “외국산 부품 조달 확대 과정에서 우리 기업에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 선전도 영향을 줬다. 상대적으로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을 받자 일본 업체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8.8%에 달했다. 도요타·GM·폴크스바겐·르노닛산에 이어 다섯 번째다.
자동차 부품 일본 수출은 올해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급 다각화에 나선 가운데 한국산 부품 신뢰도 확대로 조달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닛산은 40%대, 미쓰비시와 마쓰다는 30% 선 그리고 도요타는 한 자리에서 10%대로 외국산 부품 조달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정혁 KOTRA 일본지역본부장은 “2009년까지만 해도 한국산 자동차 부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국산 완성차업체 선전과 맞물려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며 “올해와 내년엔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국산 부품 수준을 일본 제품과 비슷하게 보거나 일부 품목은 더 좋게 평가한다”며 “특히 최근 각광을 받는 전장부품과 햅틱 시스템에 관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엔저 현상이 수출 확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했다. 장호근 본부장은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 일본 수출은 가격 측면에서 상당히 부담 요인이 된다”며 “일본은 신뢰가 중요한 만큼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품질을 향상시키기 품질 모듈화와 부품기업 간 통합 등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OTRA는 2009년부터 도요타·닛산·혼다 등 8개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부품 플라자`를 개최한다. 지난 6일 혼다에 이어 26일에는 스바루와 행사를 개최한다. 바이어 등 1000명 정도 참가를 예상했던 6일 행사에는 1230명이 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표】연도별 일본 자동차부품 수출 추이 (단위:천달러,%)
※자료: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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