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게 증권사야, 채권사야?
요즘 증권사 지점에는 아주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에서 주식 시황 설명회나 종목 상담, 펀드 상담 대신 채권 시장 전망이나 채권 투자 상담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우슈비츠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처절한 구조조정이 벌어지는 가운데 채용인원을 늘리는 분야가 채권인 것도 이러한 시장에 수요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뭔가 냄새가 나는 것 같다....
2007년 코스피 2000 시절에도 지점 영업 많이 채용했던 거 같은데.....
<타는 냄새 나지 않아요?..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이 불타고 있잖아요.
(드라마 ‘불새’에서 에릭)>
(기억이 생생하신 분. 저와 같은 시대를 사신 분이군요.^^)
포트폴리오에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적절히 배치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2007년에는 뭐 하시다가..... 설마 2007년에는 그럼 자산배분의 필요성이 없었단 말인가? 2008년 미국금융위기를 기억한다면 그러시면 그런 말씀 못하실텐데.....^^
그네 언니는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매일같이 이런 ‘주옥같은’ 말씀을 하셨다.
<왜 하필 지금이냐?>
(‘~~’ 부분을 빨리 발음하시면 사찰 및 의문사 당한 후 ‘역사의 심판’에 맡겨질지도......-.-;;)
나도 그네언니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왜 하필 지금이냐?
누군가는 말할지 모른다. 채권도 증권의 일부이고, 증권사도 원래 채권 취급해왔다고.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자산배분이 필요하다고 해도, 시장 상황과 해당 자산을 매입할 시기인지 신중한 고려 없이 자산을 편입한다면....
그것은 과연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일까?
2. 다우이론
채권과 주식은 톰과 제리, 개와 고양이와 같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즉, 채권 선호 현상은 위험자산(주식 포함) 기피 현상과 동의어이며, 그렇기 때문에 채권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는 가끔 위험자산 투자에 필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다우존스 사의 창설자 C. 다우가 발표한 다우이론은 전문 투자자들과 일반 투자자들의 심리와 행동의 변화를 통해서 해당 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간단히 설명해서, 상승추세는 매집국면 -> 마크업(상승) 국면 -> 과열국면으로 진행되고, 하락추세는 분산국면 -> 공포국면 -> 침체국면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채권시장에 다우이론을 적용해보는 것은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 채권시장은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을까? 먼저 아래 기사를 읽어보자.
30년물 국채발행 첫날, 강남 일부 큰손 주문 쏟아져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bondsfutures/newsview?newsid=20120911174927491
데뷔전 치른 30년물 벌써부터 '이상 징후'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newsid=03122566599658808&SCD=&DCD=A10302
국채 30년물의 발행을 주식시장에 비유해보자면 지수 움직임의 3배를 추종하는 ‘트리플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가 출시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과열 양상일 때 이런 상품이 최초로 출시되면 그 반응은 뜨거울 것이다. 하지만 침체장이나 폭락장일 경우 해당 상품은 증권사 상품개발팀 아이디어 회의 단계에서 사장될 가능성이 크다. 고로 이러한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에 반응은 해당 시장의 국면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채권의 만기가 길다는 것은 듀레이션이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투자원금이 회수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원금 상환 가능성에 대한 더 큰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더 큰 불확실성의 존재로 인해 1bp(0.01%) 금리가 오를 때 그 가치 하락폭이 크다.
(자세한 내용은 각자 알아서 검색을...^^ 볼록성까지 풀어서 쓰려 했으나 남은 것은 모욕감 뿐...)
<채권,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따라서 이러한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 발행되었을 때 투자자들과 시장참여자들의 반응을 살표보는 것은 해당 시장의 투자심리를 파악하는데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사에 나타난 전문투자자들과 일반 투자자들의 상태는 일반투자자 확신, 전문투자자 공포심이고 이는 채권 시장이 강세 3국면이라고 불리는 과열단계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 거울아 거울아
<꼬마 아가씨, 어른이 되서 그런 자세로 투자에 임하면 굳이 돈 많은 남자한테 매달리지 않아도 될꺼야.^^ 어쩌면 그 남자들이 아가씨의 돈을 보고 매달릴지도 모르지....>
채권은 위험자산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고로 진지하게 거울을 보는 저 소녀의 모습이야 말로 아름다운 투자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다우이론이라는 거울로 채권시장을 비추어본 결과, 채권시장은 분명 과열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는 채권의 반대 편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기회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FRB는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하였다. 추가 양적완화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면 버냉키를 잘라버리겠다고 떠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개무시하는 건 기본이고, 미국의 경기 회복을 방해하는 롬니를 보니를 보니 ‘경제가 어려워야 야당(당시 새누리당)이 집권한다’고 떠들던 새누리당 홍준표 씨가 보인다.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경제적, 사회적 혼란이 벌어질 때 국민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들을 지지해줄 꺼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회적, 경제적 혼란이 벌어지면 오히려 보수가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나치의 돌격대가 진보주의자와 사민주의자에 대한 폭력 행위로 사회 혼란을 조장했지만 정권을 잡은 자들은 바로 사회 혼란을 일으킨 나치였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고, 유럽 각지에서 수구 파시스트 세력이 정권을 잡고 진보주의자들을 탄압했다. 또한 일본의 버블 붕괴 후 ‘잃어버린 20년’도 보수 자민당의 20년 집권으로 이어졌다.)
감세와 자본주의를 구분할 생각도 못하는 수구꼴통 롬니와 티파티 잔당들에게 빅엿을 매겨준 것은 정말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정말 버냉키 아저씨 괜찮을지 조금 걱정된다. 한국이었으면 의문사 당한 후 ‘역사의 심판’에 맡겨졌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혹시 버냉키는 이미 대세가 이미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에게 기울었다고 생각한 걸까?)
4. 예기치 못한 호재
사실 나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대선 이 후에 실시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어쩌면 양적완화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 설비 가동률 통계>
<미국 월간 개인 소비 지출 증가율>
미국의 설비 가동률은 이미 80% 선까지 올라와 있고, 월간 개인 소비지출도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는 기반이 서서히 잡히고 있다. 고객이 소비를 하겠다는데 제품을 제공하지 않는 기업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얼마나 존재할까?
양적완화가 미국 대선 이 후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결과적으로 잘못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한 변명꺼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5. 문제는 재정절벽
<미국 핵심 내구재 주문>
앞서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견조함과 양적완화를 왜 지금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 회복세와 달리, 월간 핵심 내구재 주문은 2012년 4월 이 후 8월달까지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기업의 설비 투자가 부진함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고,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는데... 기업들이 설비 투자는 안 한다?
<이건 모지?>
니네 진짜 기업이야 뭐야? 소비가 늘면 기업이 투자를 해야 할 꺼 아냐?
내 아름다운 포트폴리오가 니네 때문이 수익률이 겨우 이래서야 되겠어?
진짜 니네 기업이야?
<기업이 아니무니다>
<갸루상 이무니다>
우리에게는 왜 갸루상들이 투자를 안 하느냐고 생각하기 전에, 왜 미국 기업들이 단체로 갸루상이 되었는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 후 최대 규모의 현금을 쌓은 미국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것은, 혹시 FRB가 찍어낸 유동성들이 시중에 돌지 않고 은행에 짱 박혀 있는 것과 똑같은 것은 아닐까?
지네가 무슨 말년 병장이라고 말이다...
<병~장~~유 ~ 동 ~ 성~>
그렇다면 모든 문제의 솔루션은 간단해진다. 바로 병장 유동성을 빨리 제대시켜야 한다. 하지만 들리는 말에 따르면, 유동성 병장은 사회로 복귀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설마 말뚝 박는 건 아니겠지?.-.-;;)
유동성을 제대시키기 위해서는 이 사회가 나갈만한 곳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아주 강력한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제대와 동시에 원하는 업종, 원하는 기업에 ‘취업 보장’과 같은 것 말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심리다. 그리고 그 심리를 악화시킨 주범을 잡는다면...
이번 수사는 성공이다.
심리는 미래,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 여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을 위협하는 존재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지속성을 위협해야 한다. 그렇다면 범인은?
바로 재정절벽.
그리고 재정절벽으로 인해 악화된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버냉키 의장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고용시장 회복이 이루어질 때까지 무제한 QE.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카드다.
그리고 재정절벽의 원인이 되는 미국의 부채를 인플레이션으로 깍아버린다는 점에서 일타쌍피의 효과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호텔 FRB 최고 쉐프 버냉키의 야심작 QE 3!!!>
버냉키 의장의 QE 3 이 후 금융시장은 열광했다. 하지만 이것이 경기 회복세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추풍낙엽처럼 날라갈 수익이다. 과연 버냉키 의장의 승부수는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My thoughts > Market wat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로스트 메모리즈(Lost Memories)(국내 편) (0) | 2013.07.31 |
---|---|
투자의 제왕(워렌버핏의 귀환) (2) | 2012.12.30 |
네 손이 지은 죄를 기억해 (0) | 2012.07.22 |
History repeats itself(역사는 되풀이 된다) (0) | 2012.06.30 |
Scared money never wins(겁 먹은 돈은 이기지 못한다.) (0) | 2012.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