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올림픽·월드컵 23國 경제효과 분석
증시엔 제한적 호재…동계올림픽은 무덤덤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에 올림픽은 행운인가, 아니면 저주인가.
특히 올해 하계올림픽은 경제위기가 한창인 유럽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올림픽이 경제에 미친 효과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유럽 위기 진원지인 그리스와 스페인이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뒤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중국 이미지를 크게 바꾼 '사건'으로 꼽힌다. 그만큼 올림픽은 한 나라 경제를 살리거나 망가뜨릴 수 있는 이벤트임에 분명하다.
런던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올림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박광우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연구팀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개최된 23개 하계ㆍ동계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 국가를 분석한 결과 올림픽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개최 후보다는 개최 전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개최국들은 개최 3년 전부터 '올림픽 프리미엄'을 누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최국과 개최지 선정에서 탈락한 국가들 간 평균 경제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하계올림픽 개최국은 개최 3년 전부터 탈락국보다 평균 2%포인트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견고한 성장을 한 셈이다.
그러나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국가들은 올림픽 이후 경기 침체를 겪었다. 올림픽 개최 1년 후에 그 성장동력이 끊겨버린 것이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주로 건설 관련 산업에 집중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계올림픽 발표 닷새 전후로 개최국 건설사들 주가는 국가별 지수보다 2.98%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박 교수는 "대형 행사에는 반드시 SOC 건설 효과가 따라오는 만큼 주식시장에서 먼저 반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에서는 그다지 큰 효과가 없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심지어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일부 국가는 개최 2년 후에 개최지 선정 때 탈락한 국가 경제성장률보다 2%포인트 낮은 등 개최 후에 저조한 경제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은 올림픽 개최 이전인 2007년까지 해마다 10% 넘는 고성장을 거듭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12.7%, 14.2%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열린 2008년 9.6%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그 다음해인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겹치면서 9.2%까지 떨어졌다. 한국도 서울올림픽이 열리기 2년 전부터 10% 넘는 고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 6.8%대로 떨어진 바 있다.
올림픽 등 대형 국제 체육행사 개최 이후 '적자 올림픽'도 개최국들에는 큰 논쟁거리다. 올림픽을 통해 각종 인프라스트럭처, 관광 수입, 국가 브랜드 향상 등 막대한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실질적 이익은 없다는 주장이다.
◆ 부채관리 실패땐 '올림픽 저주'실제 유럽 위기에 도화선 구실을 한 그리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이 재정적자를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리스는 올림픽 예산으로 16억달러(약 1조8100억원)를 잡았지만 그 10배에 달하는 160억달러(약 18조1000억원)를 지출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을 개최한 스페인도 61억달러(약 6조9000억원)에 이르는 빚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은 12억2800만달러 적자를 냈고, 100억달러가 넘는 부채에 시달렸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올림픽 이후 시설 관리나 재정 지출에 따른 부채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올림픽의 저주'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광우 교수는 "2018년 평창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면서 우리 정부도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며 "백두대간 환경파괴뿐만 아니라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 성장에 대한 영향은 올림픽 개최보다는 경기주기론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기간산업연구실장은 "올림픽이 끝나는 해에 경제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은 4~5년마다 돌아오는 경기 흐름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 실장은 "국가브랜드 제고 등 정성적 효과를 생각하면 대형 스포츠행사로 얻는 이익이 크다"면서도 "행사가 끝난 이후 돌아오는 재정 부담을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시장은 하계올림픽에만 반응하고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에는 덤덤한 반응을 나타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발표된 2011년 7월 6일 다음날 코스피는 전날에 비해 0.43% 올랐다. 하지만 개최 발표 후 일주일간 주식시장 누적 수익률이 개최지 발표일 전날보다 1.91% 하락했다.
반면 브라질 리우가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던 날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전날보다 1.2% 오르고, 일주일 동안 누적수익률은 5.81%에 달했다.
같은 올림픽임에도 동계보다 하계 올림픽이 주식시장에 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구슬기 한국자산평가 연구원은 "대형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면 경제주체 심리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요환 기자 / 안병준 기자]
출처: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20727172920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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