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폴리실리콘·한국실리콘, 시황 아랑곳 않고 증설 결실
삼성정밀·한화케미칼, 그룹차원 태양광 수직계열화 구축
OCI·LG화학 "투자 철회 아니고 일시적 보류 상태"
삼성정밀·한화케미칼, 그룹차원 태양광 수직계열화 구축
OCI·LG화학 "투자 철회 아니고 일시적 보류 상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지속된 글로벌 태양광 산업의 침체로 폴리실리콘 사업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회복세와 더불어 폴리실리콘 메이커들이 일부 구조조정을 거쳐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22일 한국실리콘은 폴리실리콘 생산설비 증설을 계획대로 추진, 하반기부터 현재보다 4배 가량 증가한 물량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실리콘 관계자는 "5천억원을 투입해 여수에 증설중인 폴리실리콘 2공장을 4월 중 완공하고 5~6월간 시험생산을 거쳐 7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증설이 완료되면 기존 연간 3천500t 규모에서 1만5천t으로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폴리실리콘 kg당 30달러 수준의 생산원가가 증설을 통해 2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며 "R&D 투자규모도 작년보다 30%가량 늘려 폴리실리콘 품질 개선을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최근 경북 상주 폴리실리콘 공장의 증설공사를 마치고 조만간 상업생산을 재개한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초까지 공장 가동을 멈췄지만, 이 공장은 지난 10일 기계적 가동을 시작했고 3월 초부터 본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5천t 규모에서 이번 증설을 통해 7천t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웅진폴리실리콘의 공장 가동이 두 달 넘게 중단되자, 최근 태양광 산업의 시황 악화에 따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이에 대해 웅진폴리실리콘 관계자는 "약 800억원을 투입해 증설공사를 마치고 당초 일정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재가동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공사 진행도 순조웠을뿐만 아니라 태양광산업의 회복세도 감지돼 일정보다 공장 가동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선도업체인 OCI의 경우 군산 1·2·3 폴리실리콘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으며, 당초 계획했던 군산 4공장의 완공 일정을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루고, 올해 5월경 착공을 예정했던 새만금 5공장의 투자도 일정보다 연기했지만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의 경우도 폴리실리콘 투자에 대해 "태양광 시장상황이 급변해 당초 계획보다 사업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업 철회´가 아닌 ´일시적 보류 상태´"라고 말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세계 경기변동과 사업환경 변화를 주시하면서, 회사의 자금상황(Cash Flow) 등 경영여건을 고려해 수익성이 확보되는 시점까지 폴리실리콘 신규투자를 잠정 보류한 것"이라며 "폴리실리콘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연구개발(R&D) 및 우수한 신기술 확보는 지속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약 5천억원을 투자해 여수 공장 부지에 연산 5천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었다. LG화학은 당초 작년 7월부터 2013년 말까지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 2014년부터 폴리실리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한국실리콘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 야경. |
▲삼성·한화 "그룹차원 수직계열화 지속 추진"
그룹차원에서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는 한화와 삼성의 경우, 주력 화학계열사인 한화케미칼과 삼성정밀화학은 예정대로 설비투자를 진행중이다.
한화케미칼은 한화그룹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약 1조원을 투입해 전라남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연산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 2013년 하반기부터 상업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폴리실리콘부터 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갖출 것"이라며 "2014년 이후 한화그룹 내부적으로 필요한 폴리실리콘 수요량의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확보해 경기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은 미국 MEMC社와 합작으로 최근 울산사업장 내 연산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착공, 2013년 상반기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갖출 것"이라며 "고효율 생산공법인 FBR공법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제품효율이 높고 원가와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등 글로벌 경기회복이 폴리실리콘 시장 좌우"
전문가들은 유럽발 재정위기 및 공급 과잉으로 태양광 산업이 침체기를 걷고 있는 가운데, 밸류체인(Value Chain)별 수직계열화와 규모의 경제를 갖춘 소수의 선도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양광산업 전문가는 "우후죽순 생겨났던 폴리실리콘 메이커들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과잉공급 구조가 일부 완화될 것"이라며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최근 kg당 30달러를 넘어선 것은 시장의 회복 신호탄이라기 보다는 수급차원의 기술적 반등"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말 kg당 400달러까지 치솟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0년 말 kg당 80달러, 2011년 말에는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최근 32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태양광발전 설치량에 있어 유럽시장이 70%를 상회하는 등 유럽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고조는 수요에 있어 최대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리실리콘 메이커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시장이 공급과잉이 되겠지만, 고효율 태양전지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고순도 폴리실리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태양전지 등 태양광 관련산업의 핵심원료가 폴리실리콘은 맞지만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까지 차지하는 부문은 50%이고 나머지 절반은 부품소재와 인프라가 차지하기 때문에 전부분이 다 같이 발전해야 태양광 산업도 큰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을 해소하고자 정부가 직접 개입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자국내 폴리실리콘 메이커 20개 업체만 생산하도록 규제했다. 중국의 소규모 업체 30개 이상은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