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모음/경제 일반 2013. 2. 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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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조8200억원 적자 기록
엔화 결제 수입대금 크게 늘어
미 플라자합의 후 J커브 재연

 

미국·일본·영국·서독·프랑스 등이 1985년 9월 22일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른바 플라자합의(Plaza Accord)다. 실제 이후 몇 달 동안 미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하지만 미국 무역적자는 오히려 늘었다.

 당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미국의 산업구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져도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쟁력이 형편없다'는 지적이었다. 약 30년이 흐른 요즘 일본이 비슷한 처지다. 올 1월 일본 무역적자가 무려 1조6294억 엔(약 18조8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엔화 기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달러 기준으론 두 번째다.

 수출이 줄어들어서가 아니었다. 지난달 일본 수출은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6.4% 늘었다. 애초 도쿄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5.6%)보다 좋았다. 더욱이 영토분쟁으로 고전했던 대중국 수출도 3% 증가했다.

 엔화로 결제되는 수입 대금이 더 많이 늘어난 게 화근이었다. 올 1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예상치는 2.1% 증가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엔저 공세가 낳은 역풍이다.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해 9월 이후 20%가량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전량 수입해 쓰는 원유 값이 배럴당 90달러 선을 웃도는 등 국제 원자재값은 고공행진했다. 엔화 가치 하락분만큼 수입대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이 플라자 합의 이후 시달렸던 'J커브(Curve) 효과'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통화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무역적자가 오히려 증가하는 게 J커브 효과"라며 "그 기간은 대개 6개월에서 1년 정도"라고 말했다. 수출로 얻는 효과는 그만큼 더디다는 얘기다. 85년 플라자 합의 직후 일본 언론은 이 효과를 감안하지 않고 '미국의 경쟁력'을 성급하게 탓했던 셈이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엔고'에 대응하기 위해 대외 무역에서 엔화 결제 비중을 크게 늘려놓았다. 일본 기업들은 수입 대금 중 약 75%를 엔화로 지불한다. 반면 수출에서 엔화 결제 비중은 50% 정도다. 엔화 가치 하락이 수출보다 수입 대금을 더 크게 부풀리는 구조다. 그렇다고 아베 총리가 엔저 공세를 늦추지는 않을 듯하다. 소니와 닛산 등 일본 기업들은 달러당 100엔 선까지 엔화 가치가 떨어져야 숨을 돌릴 것이라고 아우성이다. 또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은 아베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 디플레이션(장기 물가하락) 차단 효과다. 올 1월 일본의 수입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나 뛰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아베 총리가 원자력 발전을 재개하는 방식으로 무역적자를 조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그만큼 원유 수입이 늘어났다. 아베 총리가 원전을 다시 가동하면 원유 수입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J커브 효과=통화 가치가 떨어진 직후 무역적자가 되레 늘어나는 현상. 무역수지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알파벳 J처럼 6개월~1년쯤 적자를 이어간 뒤에야 개선되는 현상이다. 수입 원자재나 생필품 등은 통화 가치가 떨어져도 수입액이 쉽게 줄어들지 않지만 수출은 싼 물건부터 서서히 늘어나는 게 주된 이유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출처: http://media.daum.net/foreign/newsview?newsid=2013022100530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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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wi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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