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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나빠도 "기다려보자"에 환매 적어
부진한 펀드 먼저 팔때 장기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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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한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 A씨는 자신의 펀드만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신문에서 다른 펀드들이 좋은 수익을 낸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을 들여다보지만 도통 위로 움직일 줄 모른다.

A씨는 "현금이 필요할 때마다 펀드를 환매할까 생각하다가도 수익률을 보고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생각에 늘 포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속을 썩이는 펀드 대신 최근 수익률이 가장 좋은 다른 펀드를 환매했다.

코스피가 1900선을 웃돌자 A씨처럼 오랫동안 성과가 부진한 `못난이 펀드`는 장롱 속에 묻어놓고 대신 장기 성과가 좋은 `우등생 펀드`만 환매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환매가 가장 많이 일어난 상위 10개 펀드 대부분은 규모가 크고 장기 수익률이 좋은 운용사들의 `대표 펀드`로 나타났다. 이들의 5년 평균 수익률은 32.1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18.83%를 크게 웃돈다.

자금 유출 상위 10개 펀드에서 연초 이후 빠져나간 자금은 1조5000억원으로 연초 이후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 금액인 2조4000억원의 63%에 달한다.

특히 가장 많이 자금 유출이 일어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13.33%로 코스피 수익률의 두 배가 넘는데도 40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국내 액티브펀드 475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코스피200보다 앞선 펀드가 15개(3.2%)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최상위 우등생임에도 외면당한 셈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2010년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면서 펀드 투자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며 "주가가 상승하면 이탈하고 떨어지면 다시 유입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짧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선택하게 되고, 이 펀드를 선택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바로 펀드를 청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내고 있는 `못난이 펀드`는 오히려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07년 이후 꾸준히 하위 30%대 성적을 보이고 있는 한 펀드는 수탁액이 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펀드임에도 100억원 미만의 자금이 유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펀드 수익률 측면에서 살펴보면 성과가 좋은 펀드보다 성과가 부진한 펀드를 우선 환매하는 게 유리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3년간 펀드평가사 제로인 기준 수익률 상위 30% 펀드와 하위 30% 펀드의 환매 시점에 따른 수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주가 상승 국면과 하락 국면에서 모두 성과가 부진한 펀드를 우선 환매했을 때가 더 좋은 수익률이 나왔다.

한투운용 측은 한 투자자가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던 2009년 수익률 상위 30%인 `우등생 펀드`와 수익률 하위 30% `못난이 펀드`에 동시에 가입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2009년 가입한 우등생 펀드를 1년 만에 환매하고 못난이 펀드를 2년간 들고 있던 투자자는 2년간 147%의 수익을 거둔 반면, 못난이 펀드를 먼저 환매하고 우등생 펀드를 2년간 들고 있던 투자자는 162%의 수익을 냈다. 펀드 환매 시기 차이가 수익률 15%의 차이를 가져온 것이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도 못난이 펀드를 빨리 환매하는 게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전략으로 꼽혔다. 주가 하락기인 2008년 같은 방식으로 우등생 펀드를 먼저 환매한 투자자는 43%의 손실을 입었지만 못난이 펀드를 먼저 환매한 투자자는 38%의 손실을 입는 데 그쳤다.

김대열 팀장은 "자산관리 측면에서 볼 때 장기적으로 부진한 펀드들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537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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