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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스콧 피츠제럴드는 "부유하다는 것은 은행에 돈이 많다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이자 여러 가지 태도의 집합, 특정한 삶의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부자는 돈도 많지만 살아가는 방식도 일반인과 다르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국의 부자들은 어떻게 살까.

중앙대 이혜주 교수와 라마커뮤니케이션 이종은 실장은 고액 자산가를 상대하는 금융회사 PB(프라이빗 뱅커)들을 심층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부자들의 성향과 특성을 분석했다. 금융자산이 최소 10억원이 넘는 이른바 '수퍼리치'들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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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의 논문 '한국의 강남과 강북의 부유층 현황에 관한 사례 연구' 등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뚜렷한 공통점은 벤츠·BMW 같은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외제차는 부유층이 갖춰야 할 필수 '아이템'으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유니폼'으로 여겨진다. 또 부자는 강남 등 특정 부촌에 거주하면서 그들과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을 만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정보를 교류한다.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한국 부자 연구, 자산 형성과 투자 행태·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은 월평균 소비 지출 832만원 가운데 약 25%를 교육비로 지출한다. 주요 지출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중으로 일반 가계(15.3%)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다. 특히 부자들은 자녀가 되도록이면 일찍 외국에서 공부를 시작해 대학원까지 마치고 오는 것을 바란다. 좀 더 나은 교육환경에서 글로벌 감각을 키우고 오기를 원하다보니 해외 유학을 선호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자신이 이뤄놓은 부를 자녀가 좀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국의 부자들은 성별, 지역과 스스로 돈을 벌었는지 등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과 사고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한국의 부자는 크게 전통 부유층과 신흥 부유층으로 구분됐다. 전통 부유층은 여러 세대에 걸쳐 부를 축적했으며, 서울 강북의 한남·평창·성북·이촌동 등의 고급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씀씀이가 헤프지 않고, 검소한 소비를 해 부자인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자녀에게 부를 물려주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신흥 부유층은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한 사업가·전문직 등의 부류다. 주로 강남 대형 아파트나 강북의 한강변에 많이 산다. 명품·스포츠·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자기만족을 위한 지출이 많은 편이다. 전통 부유층에 비해 자산이 많지 않아 돈을 벌려는 욕구가 강하며, 투자 성향도 공격적이다.

 성별에 따라서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남성은 자신이 형성한 집단에 다른 계층의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꺼린다. 특히 돈을 버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소비패턴이 다양하지 못하고 제한적이다. 반면 여성은 스킨케어·몸매관리 등에 열심이고, 최고의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선호한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점도 남성과 대비되는 특징이다. 이 교수는 "여성 부유층의 특징이 남성에 비해 다양한 편"이라며 "여성 부유층은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골드미스', 어머니 역할과 커리어우먼 역할을 모두 담당하는 '수퍼우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장년·노년기 여성 부유층으로 다시 세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지역에 있는 PB센터를 이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성향이 대비됐다. 현직에 있는 CEO(최고경영자)는 주로 상업지역 PB센터를 이용하는 반면, 은퇴한 부자나 주부들은 주거지역 PB를 이용한다. 자신이 주로 경제생활을 하는 곳과 가까운 PB센터를 선호하는 셈이다.

 주거지역 PB센터 이용 고객은 돈을 보고 접근하는 사람들을 경계하는 경향 탓인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끼리만 뭉치는 속성을 보였다. 하지만 사회활동이 왕성한 상업지역 PB센터 이용 고객은 대인관계에 적극적이다. 예컨대 좋은 정보와 네트워크가 있다면 특정 종교를 믿든, 안 믿든 간에 종교활동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득이나 소비패턴 등에 있어서 평균적인 부자의 모습은 어떨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13만 명, 3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는 2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소득은 2억1400만원으로 일반 도시가구 연소득(4700만원)의 약 5배였다.

 이들이 부를 축적하기까지는 평균 12년9개월이 소요됐다. 이들은 평균 2억4000만원의 종잣돈으로 시작해 현재 평균 34억원의 자산을 모았다. 종잣돈 마련 수단은 근로·사업소득(43.4%), 부동산 투자(29.1%), 부모 지원·상속(21.2%), 금융 투자(5.9%) 등의 순이었다. 전체 소비 비중에선 교육비(24.8%) 다음으로 의류·잡화(16.7%)와 여가·취미(14.5%) 등의 지출이 많았다. 기부 참여자의 1인당 연평균 기부액은 776만원으로 전체 기부자 평균(111만원)의 7배 정도였다.

 하지만 부자 4명 중 3명(75.5%)은 본인이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총자산이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도 본인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2% 수준에 머물렀다. 이들의 목표 자산은 평균 75억원이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노현곤 팀장은 "아직까지 한국의 부자들은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부를 이룬 사람이 많다"며 "적은 돈이라도 아껴야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시간관리가 철저하다"고 말했다.

 부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도 일반인과 차이가 난다. 경희사이버대 백은영 교수의 '부자와 일반인의 포트폴리오 및 특성 차이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금융자산 1억원 미만인 가계의 경우 예·적금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였으며 주식·채권·펀드의 비중은 1%를 밑돈다. 반면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의 '대중부유층'은 이 비중이 각각 22.4%·7.5%,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수퍼리치'는 30%·26%로 높아졌다.

 백 교수는 "금융자산 1억원 미만의 가계는 자산 대부분이 환금성과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으로 구성돼 있어 투자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반면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유동자산으로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hysohn@joongang.co.kr

출처: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120117051003745&p=joongang&t__nil_economy=uptxt&nil_i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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