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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기자](주)동양의 주가는 지난달 27일 증시에서 전일 대비 1.88% 오른 813원으로 마감했다. (주)동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 거래일인 이날 총 거래량은 약 2382만주로 전일 총 거래량(1819만여주)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동양그룹을 둘러싸고 숱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법정관리 직전까지 (주)동양의 회생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주)동양뿐 아니라 STX, 웅진 등 앞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에도 무모한 투자자들이 있었다. 이같은 부실기업의 징후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부실의 첫단추, 업황부진 및 수익성 악화〓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실장은 "웅진, STX, 동양 등 최근 1년간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의 위기는 유동성 압박 때문"이라며 수익성의 추세적 약화 여부를 가장 먼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출, 영업이익, 세전이익, 당기순이익 등 손익계산서상 실적지표는 지속적으로 우하향한다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다.

지난해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홀딩스는 당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누적 매출이 7216억원으로 전년 동기(6990억원) 대비 3.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전년 63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세전이익도 2011년 6월말 119억원 흑자에서 2012년 6월말 627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당기순이익 역시 57억원 흑자에서 59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올 6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팬오션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매출이 줄어든 데다 영업손실도 매해 2배 가까이 증가해왔다. 당기순이익은 2010년 790억원 흑자에서 2011년 220억원 적자로 돌아서더니 지난해에는 4669억원으로 20배 이상 늘었다. 동양 역시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에서 이상조짐이 나타난지 오래다.

◇유동비율은 껍데기, 관건은 이자 갚을 능력〓이익창출 능력이 약화돼도 빚을 갚을 여력이 충분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익창출 능력에 비해 빚이 과도하게 많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하지만 안정성 측정지표로 주로 활용되는 유동비율 등을 그대로 맹신하면 안된다. 보유현금이 늘지 않고 매출채권, 재고자산만 늘어도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개선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STX팬오션의 유동비율은 2011년말 120%에서 45.48%로 약 75%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전체 유동자산(올 3월말 기준 1조1834억원) 중 현금자산과 유동금융자산의 비중은 22.81%인 2700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당장 현금이 소요되는 단기차입금이나 사채의 규모는 전체 유동부채(2조6012억원)의 70%에 이르는 1조8348억원에 달했다. 현금성자산 보유규모의 약 7배에 달하는 빚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은 후 자금여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을 더 중시한다. 특히 실제 현금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영업이익 대신 EBITDA(세금 및 감가상각비 상각 전 영업이익)를 활용해 이자보상배율을 구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면 EBITDA으로 이자도 내지 못할 형편이라는 의미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웅진홀딩스의 EBITDA/이자비용 비율은 2011년 상반기 말 0.85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1.95로 크게 악화됐다. STX팬오션의 EBITDA/이자비용 비율도 지난해 1분기 말 -3.59에 이어 올 1분기에도 -0.71에 머물렀다. 동양의 경우 최근 3개 연도 상반기 말 기준 EBITDA/이자비용 비율이 0.5~0.8로 상대적으로 양호했으나 역시 1을 밑돌았다. 영업을 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제때 내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돼 왔다는 얘기다.

아울러 기업들은 일시에 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차입금의 만기를 장기로 돌려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한다. 그러나 수익 악화로 재무구조가 부실해지면 투자자들이 더 이상 장기로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1년 이내 만기의 단기차입이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난다. 웅진홀딩스, STX팬오션, 동양 등의 경우 전체 부채 중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80%에 달했다.

◇비재무적 요인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실징후는?〓재무적 요인이 아니더라도 기업의 부실징후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그룹평가본부 실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웅진, STX, 동양의 부실원인 중 하나로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꼽는다.

류 실장은 "지배구조가 약하면 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동양의 경우 그룹의 재무사정을 간과하고 지배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고 차입으로 출자금을 마련한 연결고리 회사는 이자부담이 누적됐다"고 분석했다.

또 "웅진, STX, 동양그룹은 단순히 수익성 악화나 재무구조 개선 지연에 따른 부도가 아니다"라며 "지배구조의 문제, 사업 포트폴리오의 편중, 무리한 사업확장 등이 그룹을 무너뜨린 핵심요인으로 이러한 구조분석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황국상기자 gshwang@

 

출처: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others/newsview?newsid=20131009083108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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