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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월 다니던 회사에서 은퇴한 A씨(60)는 퇴직금으로 받은 1억5000만원가량을 어떻게 관리할까 궁리하다 월 50만원씩 지급되는 월지급식 펀드에 가입했다. 가입 1년 후인 지난 3월 펀드 계좌를 확인해 보니 원금이 1억4000만원 수준으로 줄어 있었다. 매월 받은 50만원을 합쳐도 가입 당시 원금보다 적었다. 돈이 불어나기는커녕 까먹은 셈이다. A씨는 이 펀드를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월지급식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A씨의 고민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던 월지급식 펀드 수익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펀드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수익률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 매월 월급처럽 지급되는 돈 때문에 자칫하면 낸 돈보다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가입한 월지급식 펀드를 체크해보고 만약 원금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면 월지급 비용을 줄이거나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방법 등 투자전략 변경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반투자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월지급식 펀드(클래스 펀드) 65개 중 절반 이상인 40개 펀드가 연초 대비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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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2011년 이후부터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은퇴자를 위한 대안 상품으로 월지급식 펀드 마케팅을 강화했다. 실제로 전체 펀드 중 55개가 2011년 이후 설정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부진으로 월지급식 펀드에서 손실을 보는 사례가 줄을 이으면서 관련 상품 투자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게다가 월지급식 펀드 특성상 국내 채권형이나 이머징마켓 채권 투자형이 대부분이라 최근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 구간에서 손실이 더 컸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최근 월지급식 펀드 수익률이 부진해지자 관련 상품 판매가 뚝 끊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지급식 펀드는 목돈을 거치식으로 넣어 놓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매월 나눠주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매월 지급액만큼 운용 수익이 나지 못하면 원금에서 차감하는 구조다. 펀드뿐만 아니라 은행 등에서 적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품들도 월지급식으로 가입할 수 있는데, 모두 지급액보다 운용수익이 낮으면 원금이 줄어드는 구조다. 따라서 이후 증시가 회복되고 펀드 수익률이 회복된다고 해도 원금 자체가 줄어든 상태라 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박수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컨설팅본부 팀장은 "월지급식 펀드는 매월 투자원금에 대한 수익금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퇴 이후 안정적인 이자로 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그러나 펀드에서 발생한 수익금이 월지급액보다 적으면 투자원금에서 이 돈이 지급되기 때문에 투자원금이 감소하고 장기간 성과가 부진하면 월지급으로 인해 투자원금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월지급식 상품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면 월지급액을 줄이고 우선 원금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식 혼합형으로 설정된 월지급식 펀드라면 조금 더 기다려 볼 만하지만 채권만으로 구성된 펀드라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곽상준 신한금융투자 압구정PWM 프라이빗뱅커(PB) 팀장은 "글로벌 금리가 상승기조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채권형으로 설정된 펀드를 월지급식으로 오래 가져가면 향후 원금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환매하거나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연 7~8% 이익을 목표로 한 ELS나 파생결합증권(DLS) 상품 투자가 유망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 팀장은 "월지급식 펀드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에 따른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며 "투자기간 원금 변동성이 크지 않았고, 투자 성향이 공격적이지 않은 투자자라면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보다는 기다려보는 게 결과적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태욱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707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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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wi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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