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모음/경제 일반 2013. 4. 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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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려면 빚부터 줄여야 한다고? 틀렸다. 긴축 없이도 성장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취한 긴축 정책의 이론적 기반이 돼온 핵심 논문이 ‘오류’ 논란에 휩싸였다. 그것도 대학원 박사과정이 숙제로 논문 내용을 검산하던 중에 문제를 발견해 지도 교수와 함께 학계에 보고했다. 학자들의 반론, 재반론이 불붙기 시작했지만, 무엇보다 실업자 양산 같은 긴축의 고통을 참아왔던 사람들이나 긴축이 경제 회복을 막고 있다고 주장해 왔던 정책결정자들은 이 참에 목소리를 높일 기세다. 때마침 국제통화기금(IMF)은 16일 발표한 세계성장 전망 보고서에서 “성장을 위해 여력이 되는 국가는 긴축 정책을 완화하라”고 촉구했다.

◆ 대학원 박사과정이 숙제하다가 발견

도마 위에 오른 논문은 하버드 대학교의 카멘 레인하트 교수와 케네스 로고프 교수가 2010년 발표한 '부채시대의 성장(Growth in a Time of Debt)'이라는 제목의 경제학 논문. 주요국들의 경제 지표들을 통계 분석해 본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의 비율이 90% 이상인 국가는 이 비율이 90% 미만인 국가보다 중기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주장이 핵심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논문에는 치명적인 계산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소개돼 열띤 논쟁을 낳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비판 논문은 매사추세츠 대학의 경제학 박사과정인 토머스 헌던이 과제물로 레인하트 교수의 논문을 검토하던 중 오류를 발견, 지도교수인 마이클 애쉬, 로버트 폴린의 감수를 거쳐 학계에 소개됐다. 헌던 등은 원 연구자가 주장의 논거로 삼은 3700개의 경제 사례와 계산 방식을 똑같이 되풀이해 점검해 봤더니 간단한 계산 상의 오류들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원 논문은 부채가 GDP 90%를 넘는 국가의 실질 GDP 성장률을 마이너스 0.1%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2.2%로 나타났다는 것. 헌던 등은 "이 결과는 부채 규모가 경제 성장 속도와는 큰 관계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성장을 위한 긴축’의 이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였다.

◆ 긴축 중요성 강조한 이론적 기반에 흠집

이 발표로 경제학계에서는 커다란 파문이 일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집행위원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인사들이 이 논문을 인용해 재정 긴축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정치리서치센터의 딘 베이커는 NYT에 "이들의 계산 실수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나"라고 반문했다.

파문이 커지자 논문의 원작자인 레인하트 교수와 로고프 교수는 반박 성명을 냈다. WSJ가 소개한 반박문에서 레인하트 등은 교수는 "방금 사실을 전달받아 완전히 검토하진 못했지만, 이들의 연구 결과도 결국 부채가 큰 나라의 성장이 더 부진하다는 걸 보여주는 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매사추세츠 대학 연구진의 계산을 따르면 GDP 대비 부채비율이 0~30%인 나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4.2%, 30~60%인 나라는 3.1%, 60~90%인 나라는 3.2%, 90~120%인 나라는 2.4%였다는 설명이 따랐다. 이어 "앞서 우리가 발표한 2012년 논문, IMF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결제은행(BIS)의 연구에서도 이런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고 WSJ는 전했다.

◆ IMF “여력 있는 나라, 긴축정책 완화해라” 권고

한편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 성장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영국 등 긴축정책을 펼치는 나라에 "속도를 조절하라"고 권고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IMF는 "미국이 지나치게 허리띠를 졸라매는 바람에 올해 성장이 둔해질 것"이라 경고하면서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 등 미국 정부의 전방위 재정삭감 정책은 미국의 재정 적자를 줄이는 정책으론 맞지 않다"고 평했다. 그보다는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한 지출삭감으로 대체해야 경제가 힘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 따랐다.

IMF는 2010년 이후 증세와 재정지출 삭감 정책을 이어가는 영국 정부에도 경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고서는 "긴축 정책으로 인해 경제 성장이 약해졌다면 정책을 완화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썼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치권은 지나치게 어려운 재정 적자 목표치를 맞추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오히려 경기 악화가 더 심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국가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지만, 독일이나 영국처럼 정책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나라는 장기적으로 더 강력한 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4/17/2013041701958.html?Dep0=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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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wi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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