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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메릿은 있는가? – 2011년 고점에 근접하고 있는 PER


KOSPI가 상승세를 나타 내면서 시장 PER도 높아졌다. 2월말 수익 예상치 기준 KOSPI 2,000p에서의 12개월 예상 PER은 9.7배이다. 비싸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절대 저평가 메릿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최근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의 PER이 낮아지는 디레이팅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9.7배까지 높아진 PER은 결코 낮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론적으로 밸류에이션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성장가치)과 할인율(금리)의 함수이다. 낮은 금리는 밸류에이션 할증 요인이지만, 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경제 성장률의 둔화와 기업 중심의 양극화에 대한 광범위한 도전이 기업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실제로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에 나타났던 09~11년의 강세장에서 주요 증시의 PER은 크게 낮아졌다. 미국 증시는 2000년대 최저 수준의 PER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버블 증시의 대명사였던 중국 증시의 PER도 최근 한자리수대로 떨어졌다.


그렇다면 향후 한국 증시의 리레이팅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 목표치는 09~11년 강세장에서 기록됐던 밸류에이션 고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2011년 5월에 기록됐던 PER 고점 10.2배까지 리레이팅이 나타난다고 가정할 경우 KOSPI는 2,100p 내외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이미 2,000p를 넘나들고 있는 현재의 KOSPI 레벨에서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볼 수 없다.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크게 높아지기 힘들다면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돼야 주가 상승이 정당화될 수 있다. 만약 기업분석가들이 과도한 비관론에 사로 잡혀 있다면 이런 비관적인 센티멘트가 개선되면서 이익 추정의 상향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기업분석가들의 이익 추정치가 개선될 수 있을까?

 

 

기업분석가들의 실적 추정은 과도하게 비관적인가?


최근 증시 상황은 2011년 초와 비슷하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의 확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11년은 미국 연준의 2차 QE, 12년은 ECB의 LTRO) 등이 닮은 꼴이다. 또한  KOSPI의 레벨이 2,000p 수준에서 형성돼 있고(11년 2월 평균 KOSPI 2,002p, 12년 2월 평균 2,001p), 시장의 PER도 9.5~9.8배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그렇지만 주요 경제 권역의 GDP 성장률 전망치는 2011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12개월 예상 GDP 성장률 기준 2011년 1~2월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3.1~3.2%였는데, 2012년 1~2월에는 2.2~2.3%로 낮아졌다.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는 1.5~1.6%에서 -0.3~-0.1%로 낮아졌고, 중국 역시 8.9~9.2%에서 8.4~8.5%로 낮아졌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센티멘트가 최근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성장과 관련한 절대적인 기대치는 2011년 초에 비해 낮다.  


성장의 모멘텀이라는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해석을 내릴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성장 전망치는 2011년 초에 고점 부근에 위치해 있었지만, 2012년에는 바닥권에서 완만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도 마이너스권까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매크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경우 기업분석가들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없을까?


필자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성장 전망치를 낮추는 동안에도 기업분석가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작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림 4’에 나와있는 것처럼 과거 경제 위기가 닥칠 때 기업분석가들의 실적 전망치는 12.5~40.2% 하향 조정됐다. 그렇지만 작년 하반기의 위기 국면에서 기업분석가들의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폭은 3.5%에 불과했다.  기업이익과 관련된 컨센서스에는 작년 3~4분기 주가 조정이 나타나기 이전, 현재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훨씬 양호했던 상황에서 추정된 전망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비관적 편향이 없었기 때문에 매크로 가정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이익 추정치가 크게 상향 조정될 여지는 작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수도 있다.

 

 

 

외국인 유동성은 계속 유입될 것인가?


1~2월에 10조 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3월에도 한국 주식을 살까? 매수 기조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매수 강도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위기에 대응하는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의 입장은 차이가 있다. 미국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 연준과 재무부가 달려들어 은행 파산 억제(유동성 공급을 통해 가능), 금융 기관 추가 손실 억제(MBS 매입), 은행 자본 확충(재무부의 공적자금 투입) 등을 동시에 진행시켰다.


연준과 비교하면 ECB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다. LTRO를 통해 은행 파산 리스크는 거의 없어졌지만, 위기의 진원지인 국채 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고 있고, 자본 확충은 민간에 맡겨 버렸다. LTRO가 국채 시장의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지만 3월에는 두 가지 점에서 1~2월과 다를 수 있다.


첫째, 유럽 민간은행들은 6월 말까지 자본 확충(Tier1 기준 9%)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2차 LTRO를 통해 민간은행들이 자금을 수혈하더라도 위험가중치가 높은 PIGS 국가 국채와 이머징 주식 매입 강도는 약해질 수 있다.


둘째, 유럽의 긴축안에 대한 도전이 나타날 수 있다. 유럽은 1월 말 신재정협약을 통해 성장보다 긴축을 통해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당장 2013년부터 재정적자가 GDP의 3%를 넘는 국가에게는 페널티가 부과된다.


긴축을 위해 정치인들이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광범위한 저항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독일과 더불어 유럽 내 공조의 중심축을 이뤘던 프랑스에서 집권이 유력한 사회당이 긴축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인이다. 신재정 협약에 대한 반대 기류가 형성될 경우 국채 시장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


한편 유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아시아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08년 상반기와 11년 1분기에는 이머징 아시아보다 원자재 보유국인 동유럽(러시아가 주축), 라틴아메리카(브라질, 멕시코 등 자원 부국 증시) 증시가 초과 수익을 기록한 바 있었다. 유가 급등 국면에서 동아시아 증시가 글로벌 유동성의 우선적인 선호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


1~2월의 시장 흐름이 이어지기 보다는 다소의 조정을 염두에 둔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출처: http://finance.naver.com/research/pro_invest_read.nhn?expert_code=11&nid=700&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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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wi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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