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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기대하는 중국의 역할론, 그러나?

 

유럽이 끝없는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고, 미국도 경기지표가 반등하는 척만 하지 시원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비관적인 이들은 2012년이 유로연맹이 깨지는 시발점이고 미국은 디레버리징으로 축소지향형의 경제로 가는 원년으로도 본다.

 

그래서 지금 세계경제의 한 축인 중국경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얼마 전까지도 중국이 붕괴한다는 말들이 엄청나게 돌아 다녔지만 지금은 쑥 들어가 버렸고 오히려 중국이 뭔가 역할을 해주기를 온 서방세계가 기대를 크게 하고 있다.


 

 

중국은 폭등하던 물가도 잡았고, 30%에 달했던 통화증가율도 12%-13%까지 떨어졌다. 부동산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정책이 먹힌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물경기다. 11월에 23%에 달했던 수입증가율이 12%대로 추락했다. 내수중심 성장하겠다는 중국경제에 분명 하강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증시는 통화량에 아주 민감한 증시다. 지금 중국의 통화증가율은 2000년12월 이후 최저치이다. 물가가 잡혔고 경기가 하강이 뚜렷하면 이를 막기 위해 지준율도 내리고 금리도 인하하고 돈도 더 풀어 경기를 부양할 만 한데 소식이 없다. 후진타오 주석도 원자바오 총리도, 구어슈칭 증감회 주석도 모두 말을 빙빙 돌려서 한다. 표의문자인 중국말은 깊이 되씹어 봐야 맛을 안다지만 갑갑하다.

 

 

작년10월부터 금년1월초까지 이어진 중국의 중요한 경제정책관련회의(경제공작회의, 금융공작회의)가 모두 끝났는데 뚜렷한 정책의 터닝포인트를 줄만한 언질이 없다. 정부의 2012년 경제정책의 방향은 경제발전방식의 전환, “안정적인 화폐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실시(以加快转变经济发展方式为主线,实施稳健货币政策和积极财政政策)라는데, “안정적인 화폐정책”이 도대체 무슨 말 일까?

 

9%성장하는 G2중국, 대국의 번뇌?

 

지금 미국과 유럽은 9%대의 실업률로 고전하고 있지만 중국은 9%대의 성장을 하는 대국이다. 잘나가는 중국이 무슨 고민이 있는 것일까? 중국은 2012년의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경제공작회의도 통상 일정보다 10일이나 늦춰서 개최를 했지만 시장이 반길만한 정책발표가 없었다. 도대체 대국 중국에 어떤 고민이 있었던 것일까?

 

중국은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달러로 환산하면 4,3조 달러의 돈을 풀었다. GDP가 미국의 40%에 불과한 중국이 동기간 미국이 푼 돈의 3배를 푼 것이다. 그 결과 6%대로 추락한 경제성장률을 10%대까지 올려 놓았다.

 

중국은 1930년대 대 불황 때 미국에서 실시했던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을 그대로 써먹어 지옥으로 떨어지는 경제를 구하긴 했지만, 자본주의의 초년생 중국에 큰 시련이 왔다. 돈을 너무 많이 푼 것이다.

 

중국의 M2/GDP비중은 1.8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 물론 중국은 금융산업의 발달이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화폐유통속도가 떨어진다. 또한 중국은 대출을 예금의 75%선에서 규제하고 있고 실제 운영은 60-70%선임을 감안해 조정하더라도 그 수준은 1.1-1.3으로 여전히 높다. 엄청난 인플레 압력이 잠재하고 있다. 그래서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내부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중국은 더 이상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일은 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중국의 지준율은 “핫머니유출지수”다? -긴축완화의 시그널 아니다!

 

중국은 최근 2년간 지속적으로 지준율을 올렸다. 그래서 사상최고로 21.5%까지 올라갔다. 작년 연말에 처음으로 지준율을 0.5%인하 하면서 중국이 드디어 긴축완화를 시작한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어 주가가 반등하는 척 했지만 3일 천하로 끝났다. 왜 그랬을까?

 

중국의 지급준비율은 “핫머니”유출지수이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중국이 지준율을 올린 것은 경제정책의 효율적인 집행이라기보다는 쏟아지는 핫머니의 유입을 막아 중국내부의 “돈의 열기”를 식히는 수단이었다. 작년 상반기까지 중국은 월평균 500억 달러이상의 핫머니가 중국으로 들어왔고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은 매달 0.5%씩의 지준율 인상을 했다. 중국의 예금이 70조 위안 정도였는데 여기에 0.5%를 곱하면 3500억 위안 수준이고 500-600억 달러의 자금유입에 달러당 환율 6.3을 곱하면 대략 3000-4000억 위안이다. 지준율 인상으로 핫머니가 중국내부로 풀리는 것을 막은 것이다.

 

유럽의 금융위기가 심화되자 유럽의 핫머니들이 작년10월부터 대거 빠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핫머니의 유입이 마이너스로 돌자 그만큼 통화관리에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통화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핫머니가 빠져나간 만큼 지준율을 인하한 것이다.

 

 

중국이 구정 (춘절) 전에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다시 지준율 인하를 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많지만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준율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설 연휴 전에 중앙은행 채권 발행을 일시 중지하고, 실수요에 따라 단기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활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를 감안 하면 설전에 지준율 인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기본적으로 핫머니 유출에 따른 수동적인 지준율인하가 중국의 지준율정책이기 때문에 결국 춘절의 지준율인하는 12월의 핫머니 유출 액의 규모에 달렸다. 그래서 아이러니지만 중국의 지준율은 유럽이 얼마나 더 망가지느냐가 관건이다.

 

8%이상의 성장을 위한 중국의 해법은, 소비?

 

중국은 지금 매년 660만 명의 대졸자가 사회로 나온다. 과거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주류였던 시절에는 GDP 1%당 150만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중국이 8%성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려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진학과 자발적인 실업자를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550-600만 명의 고용을 유지하려면 8%의 성장이 필요하다.

 

최근 3년간 중국은 투자와 정부지출로 GDP를 9% 이상 유지해 왔다. 그러나 부동산가격급등, 지방정부의 채무급증과 대출부실로 더 이상 고정투자와 정부지출에 의존한 성장은 어렵게 되었다. 또한 최근 3년간 부동산경기과열로 부동산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은 폭발직전이다.

 

토지장기 임대수입으로 지방정부수입의 30%이상을 조달해야 하는 중국정부가 아파트 구매수량제한, 대출제한 등으로 부동산 투기과열을 잡는 데 매진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정부가 2010년에 580만 채, 2011년에 1000만 채 2012년에 700만 채의 서민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투기를 잠재우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중국은 도시화가 매년 0.9%~1.3%진행되고 이에 따른 부동산투자의 GDP기여도가 4-5%에 달한다. 그래서 중국경제는 “삽질 경제”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부동산경기가 하강국면으로 들어가면 중국은 적어도 2-3%의 GDP성장의 하락은 불가피한데 이를 막을 정책 대안은 무엇일까?

 

 

중국정부가 경제정책회의를 10일간 연기하면서 찾아낸 답은 정부재정수입을 민간소비로 돌리고 높은 저축률을 낮추어 민간소비를 늘려 GDP를 2-3%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GDP성장은 9%대인데 정부재정수입은 20%이상 증가했다. 그래서 중국은 국민은 가난한데 정부는 부자다. 또한 중국은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해 가계의 저축률이 50%를 넘는다. 세계 최고의 저축률을 자랑한다.

 

중국정부는 작년부터 최저임금제도입과 임금인상을 필두로 5대 사회보험의 기업체부담으로 근로자 모두에게 5대 보험 의무가입제도를 실시했다. 기업은 추가 인건비부담으로 죽어나지만 근로자는 휘파람 분다. 또 소득세 면세점을 대폭 올려 봉급쟁이들의 세금부담을 확 줄여주었다. 또한 영업세, 증치세, 관세 등 각종 세금 감면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재정수입증가를 5%만 낮추면 소비가 늘어나 GDP가 1%정도 늘어나고 50%대인 저축률을 5%만 낮추면 GDP가 2%증가한다는 답을 찾아냈다. 2012년에 중국은 감세와 저축의 소비전환을 통해 내수부양을 하고 이를 통해 부족한 2-3%의 성장을 보완한다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중국 긴축완화 큰 기대 말고 “신 소비”를 주목해야

 

중국의 통화와 GDP, 그리고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의 긴축완화에 대한 기대는 크게 안 하는 것이 좋다. 긴축완화가 정부의 주도적인 완화라면 증시에 의미가 있지만, 사후적인 수동적인 완화는 별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12년부터 매년 한 달을 “소비 촉진의 달”로 정하고 소비캠페인을 건다. 중국의 집과 차를 사던 소비가 이젠, 입고, 먹고, 놀러 가는 신 소비가 대세다. 중국은 매년 영업이익률이 40%가 넘는 폭리산업을 발표한다. 2011년에 상위 6개 산업을 보면 화장품, 일용품, 음료, 백주, 의약, 보건식품 순이다. 먹고 마시고 바르는 것이 대박산업이다.

 

 

2012년 1/4분기, 2차 계곡?  때를 기다려야
   
1/4분기가 남유럽 국가들의 부채만기도래의 피크다. 미국의 경기반등도 연말특수에 기댄 반짝 경기인지 추세적인 반등인지 더 두고 봐야 한다. 부채축소는 필연적인 경기위축이 따라온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디레버리징이 시작된 미국경기는 확장보다는 축소다. 정치인들의 표심 사기 흥행 쇼로 다시 돈을 풀면 미국은 화를 더 키운다.

 

 

유럽은 폭탄 돌리기 게임이 막바지고, 미국은 다시 저축률이 하락하고 있다. 경기가 좋아진 것이라기 보다는 소득이 없어 저금한 돈 꺼내 쓰는 형국이다. 미국의 석유소비를 보면 최근 4년 중 최저수준이다. 자동차의 나라인 미국의 경제활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리고 마지막 한 축인 중국은 긴축을 풀기 어렵다. 그래서 2012년 1/4분기는 이리저리 돌아봐도 2009년의 1차 죽음의 계곡에 이은 2차 계곡이다. 깊이는 깊지 않지만 체력이 소진되어 빠지면 못 나온다.

 

 

지금 전세계 모든 산업이 공급과잉이다. 공급과잉의 시대는 “물건 사주는 이가 왕”이다. 성급한 stock-picking보다는 소비추세의 패턴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눈 여겨 볼 때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불황은 소비양극화를 가져온다. 아주 싼 것 아니면 최고급만이 팔린다. 미국과 유럽의 생필품의 연말 바겐세일 시즌의 폭발적인 매출증가가 그렇고 이 불황에 폭락한 유럽증시에서 유럽 명품업체들의 두드러진 주가상승이 반증이다. “불황에 피는 꽃”이 무엇인지를 찾아 봐야 한다.

 

증시의 긴 역사를 장기 차트를 보면, 금융위기로 망한 경우는 없다. 다만 깊은 계곡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한바탕 쓰나미가 쓸고 간 자리에는 급한 반등이 나오고 다시 조정과 반등의 추세가 나타난다.

 

분명 “난세에 영웅(英雄) 나고, 불황에 거상(巨商) 난다”. 누가 영웅인지 누가 거상의 싹을 보일지를 확인하고 가도 늦지 않아 보인다. 바닥에서 사서 꼭지서 파는 것이 모든 투자가의 소망이지만 현실은 무릎에 사서 어깨에만 팔아도 대박이다. 바닥에서 건져 올린 대박을 찾기보다는 아직은 추세의 상향변곡점이 언제인지를 살피면서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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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wi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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