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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톱10중 10년간 5곳이나 탈락
시총증가 2곳뿐…장기투자 조심스러워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글로벌 IT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증시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글로벌 IT, 특히 제조업체 가운데서는 두 종목 외에 살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 분위기만 놓고 보면 "대를 이어 물려줄 만한 주식"이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과거 10년 동안 글로벌 IT 주가를 분석해보면 "과연 합당한 선택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두 기업의 현 가치를 논외로 치고 과거 데이터만 놓고 보면 "IT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워런 버핏의 장기투자론이 오히려 합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4월 30일 매일경제신문이 대신증권에 의뢰해 2002년과 2012년 글로벌 IT 기업 시가총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10년 전 글로벌 IT 톱10 가운데 절반인 5개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위권에 머물러 있으면서 시가총액이 의미 있게 늘어난 기업은 AT&T와 IBM 두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업은 시가총액이 오히려 줄어 장기투자를 했다면 10년 후인 2012년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 독점 `윈텔`에 투자 10년간 손해

10년 전 시가총액 톱10 가운데 현재까지 10위권에 든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AT&T 인텔 시스코시스템스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이 의미 있게 늘어난 곳은 IT와 통신서비스 업체인 IBM(1454억달러→2371억달러)과 AT&T(1053억달러→1906억달러) 두 곳이다. IBM은 IT 투자를 금지시했던 워런 버핏이 유일하게 투자한 IT 관련 기업이다. 하지만 IBM은 순수 IT라기보다 컨설팅 매출이 절반이 넘는 컨설팅서비스 업체로 분류돼 있다.

MS와 인텔은 톱10에 머물러 있지만 시가총액은 크게 줄었다. 2002년만 해도 MS와 인텔은 `윈텔(윈도+인텔)`이라고 불리며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윈텔 진영이 깨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모바일기기 시장이 커지면 윈텔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스마트폰 쇼크로 2012년 MS와 인텔의 시가총액은 10년 전보다 각각 3.6%, 24.6% 줄었다.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10년 전 투자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시스코시스템스는 10년 동안 시가총액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일본 통신공룡 NTT도코모와 소니, 핀란드 노키아, 독일 지멘스, 직접 판매로 돌풍을 일으킨 델컴퓨터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휴대폰 왕국으로 불렸던 노키아(1150억달러→137억달러)는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니(823억달러→164억달러)와 델컴퓨터(675억달러→290억달러) 시가총액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20%, 43% 수준에 불과하다. 독일 지멘스 시가총액은 780억달러에서 1039억달러로 늘었지만 10위권 순위를 유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 애플 구글 삼성전자 10위권 도약

대신 10년 전에는 톱10에 명함을 내밀지 못했던 애플 구글 삼성전자 오라클 퀄컴이 글로벌 시가총액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532억달러→1788억달러)와 오라클(556억달러→1455억달러)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3배 정도 시가총액이 늘어나며 글로벌 시총 6위와 7위에 자리 잡았다. 이동통신 특허보유 기업인 퀄컴의 시가총액(236억달러→1100억달러)도 4배 이상 불어났다.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애플. 2002년만 해도 순위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애플은 무려 5638억달러로 IT 기업으로는 유례없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글로벌 넘버1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10년 동안 IT의 드라마틱한 시가총액 변동은 투자자에게 양날의 칼과 같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트렌드만 잘 읽으면 글로벌 IT 기업에 투자해도 수백 %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점과 반대로 "톱10 기업에 장기 투자하더라도 수익률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장기 투자할 거면 자동차가 IT보다 훨씬 낫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자동차업종은 내부에서 부침이 있을지언정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폭스바겐 도요타 GM 포드 현대ㆍ기아차 등 기존 업체들의 기본적인 경쟁 구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IT의 이런 특성 탓에 애플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가 10년 후까지 유효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IT는 변화가 워낙 심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패러다임이 바뀌는 업종이라 10년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장기 투자나 자손에게 물려줄 만한 주식이라는 말을 하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26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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