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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이 지난 4일 향후 2년간 시중에 통화 공급량을 2배로 늘리는 과감한 양적 완화를 결정한 데 대해 일본 안팎에서 놀라움과 동시에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양적 완화와 비교할 때 일본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통화 공급량이 지나치게 많아져 향후 물가와 금리 급등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엔 약세 심화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본격적인 환율전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

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97.19엔을 기록했다. 엔화값이 97엔대를 돌파한 것은 2009년 8월 11일 이후 3년8개월 만이다. 닛케이지수도 전날 종가보다 199.10포인트 오른 1만2833.64로 마감했다.

◆ GDP 대비 日銀 자산 美 2배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은행 자산 규모는 총 165조엔(약 1920조원)으로 일본 GDP 대비 35%다. 중앙은행 자산은 통화 공급을 위해 매입하는 국채 등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자금 공급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엔화로 환산했을 때 270조엔으로 GDP 대비 21%에 그쳤으며, 유럽중앙은행(ECB)도 350조엔으로 GDP 대비 28%에 불과하다.

이미 미국과 EU보다 무리하게 많은 자산을 보유한 일본은행은 이번에 2014년 말까지 통화 공급을 2배로 늘려 자산 290조엔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 자산 규모는 GDP 대비 59%까지 급등해 미국ㆍEU보다 2배 이상 많은 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 벤 버냉키 FRB 의장 행보를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며 `도요타 트럭 뒷자리에서 돈을 뿌리는 구로다 총재`라고 표현했다. 버냉키 의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중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하면서 `헬리콥터에서 돈을 살포하는 벤`이라고 불린 것에 빗댄 것이다.

◆ 재정 악화, 금리 급등 가능성

일본은행이 과다한 국채를 보유하는 데 대해 대부분 일본 언론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양적 완화를 종료해 보유 국채 매각에 나섰을 때 채권시장에 충격을 줘 금리 급등(채권값 급락), 일반은행 자산건전성 악화, 재정 악화 등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엔가 금리를 올리기 위해 출구전략을 시작하게 되면 어떻게든 중앙은행 자산을 줄여야 하는데 일본 경제 규모 대비 50%가 넘는 금융 부채를 시중에서 누가 소화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요미우리신문은 "가뜩이나 국채 보유 비중이 높은 데다 만기가 긴 국채를 잔뜩 껴안게 되면 국채시장 악화로 인한 중앙은행 재무 상태 악화와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중앙은행이 매입해준다는 것은 사실상 정부에 중앙은행이 뒷돈을 지원하는 셈이다. 따라서 중앙은행 독립성은 지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FT는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물가상승률 2%를 주장하고 이를 중앙은행이 받아들인 만큼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는 염려를 표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도 최근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이 미국식 양적 완화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는 등 영란은행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ㆍ태국ㆍ말레이 충격받을 것

일본 양적 완화 정책을 둘러싸고 전 세계는 엔화 공습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이 공격적 양적 완화에 나섬에 따라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금리ㆍ통화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본은행과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 ECB는 이미 미묘한 태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막대한 양적 완화 정책이 다른 나라에 스필오버 효과를 가져오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환율이 ECB 통화정책 목표는 아니지만 성장과 물가 안정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경제지표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경기를 부양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 것.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다음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힌트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재 0.75% 수준인 ECB 금리가 제로금리인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인 데다 ECB가 엔저로 인한 유로 강세를 불편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공격적 양적 완화가 최근 달러 강세를 부추기면서 선진국 간 환율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엔저 여파로 그간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교역상대국 통화가 강세를 보였으나 이제는 본격적으로 선진국 통화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 추가 강세를 점치고 있는 폴 리처드 UBS 수석전략가는 CNBC방송에서 "본격적인 환율전쟁이 시작됐다"면서 "일본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5일 논평에서 일본의 공격적인 돈 풀기로 특히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 서울 = 한예경 기자]

 

출처: http://news.mk.co.kr/v3/view.php?sc=30000001&cm=%ED%97%A4%EB%93%9C%EB%9D%BC%EC%9D%B8&year=2013&no=261488&relatedcode=000030191&sID=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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