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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현대건설을 대북사업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남북경협 수혜주로 꼽는다. 하지만 현대건설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그 생각에 의문이 든다.

 

자, 일단 현대건설은 누구의 소유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현대차그룹, 현대건설 인수

http://v.media.daum.net/v/20110107202826398

 

현대건설의 주인은 과거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었지만 2011년 이 후 현재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 그룹이다.

 

현대차-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 앙금 소송 비화

http://v.media.daum.net/v/20101124163328957

 

사실 원래 고 정몽헌 회장 시절 현대그룹의 계열사였으나 90년대 이명박(?!!!) 전 사장이 수주한 이라크 공사의 미납대금 1조원을 대손처리하지 않고 숨겨오다가 2000년 약 3조의 당기 순손실을 내고 부도.

 

이 후 정몽헌 회장은 경영권을 포기하고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이 이를 2010년에 내놓고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뛰어들면서 제수 씨(현정은 회장)와 시동생(정몽구 회장) 사이의 감정 싸움이 극에 달함.

 

현대건설이 범 현대가의 뿌리라는 상징성 때문에 현대가의 정통성 같은 명분 문제가 끼어들면서 당시 양측의 인수전은 아주 격렬했고 많은 휴우증을 남기게 되었다.

 

여기까지 기억하고 남북 경협이 본격화 될 때를 생각해보자. 현대아산이 보유한 대북SOC사업 30년 독점권이 2000년대 초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아산이 2030년 초까지 대북SOC사업에 주도권을 쥐게 된다.

 

"현대, 북한 SOC사업 30년간 독점" .. 정몽헌 회장 밝혀

http://news.hankyung.com/article/2003020534951

 

그렇다면 분노한 제수 씨(현정은 회장)의 현대아산은 과연 감정 안 좋은 시동생(정몽구 회장)의 현대건설을 밀어주고 싶을까?

 

2010년 개인적으로 투자를 할 당시 상당한 화제거리였는데 2018년 4월 현재 이를 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8년만에 사람들에 기억 속에서 잊혀진 걸까? 아니면 현대건설 혹은 남북경협 수혜주에 당시 투자경험이 없는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 걸까?

 

그들은 잊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제수 씨의 분노까지 잊혀졌을지는 알 수 없는 일. 그리고 누구든 칼 자루를 쥐고 갑이 되면 잊었던 분노가 살아날 수도 있다.

 

갑질이 판을 치는 한국에서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한번 쯤은 있을 돈 없고, 힘 없어서 억울하게 참고, 당해야만 했던 기억들.

 

상처투성이 손에 한 맺힌 칼 자루가 쥐어지면 다시 떠오를 것이다.

 

새록새록 그리고 아주 선명하게.

 

물론 현대건설은 현대아산의 지분 7.46%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의 압도적인 지분 67.58%를 감안하면 형수님의 분노를 막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장기간 소외된 건설업종 전반의 재평가는 충분히 기대해볼만 한 일이다. 하지만 남에 집안 집안 싸움에 끼어드는 리스크를 굳이 감수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다. 과연 현대건설만 소외되고 나머지 회사들이 경협에 수혜를 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수하면서까지 현대건설에 투자해야 할까? 저평가된 건설주들은 현대건설 말고도 깔린 것이 현실이다.

 

사실 현대건설 정도면 대형주이기에 대차거래도 용이하고 기관이라면 페어 트레이딩 차원에서 적절한 시기에 공매도를 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투자는 돈을 벌려고 하는 거지, 막장드라마에 출현하려 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스스로 연예인 병이 의심되신다면 일단 거울부터 보고 오시는게 좋을 거 같다.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투자가 아니라 입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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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wi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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